철도赤字 왜 생기나-경쟁력 약한데다 出血운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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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만성적인 철도적자는 왜 생기나.
18일로 철도 창설 96주년이 된다.그러나 긴 연륜에 비해 철도는 자립기반을 못 갖추고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해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지 오래다.철도적자는 결론부터 말해 여객수송 수단으로서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화물의 경우 국 가산업망이라는 이유로 적자운송을 계속하는데서 초래되고 있다.
고속도로와 국도가 새로 포.확장되면서 자가용과 버스로 발길을돌리는 사람들이 중.단거리 노선의 철도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같은 거리의 요금을 따져볼때 철도가 비쌀 뿐더러 서비스는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충북.영동.태백선등 화물노선은 무연탄과 시멘트등 실어나를 화물량이 줄어도 철도의 공공기능을 포기할 수 없어 적자를 감수하고 있다는게 철도청의 설명이다.지난해 전국 25개 철도노선중 흑자를 올린 곳은 경부선과 경인선 2개뿐이다.
적자폭이 큰 노선은 용산선등 8개로 적자가 원가의 4.3배 이상이다.이중▲수원~인천간 수인선은 적자가 44배▲정선선은16배▲능곡~의정부간 교외선은 13배나 된다.
중앙선등 나머지 15개 노선의 적자는 원가의 1.03배에서 2.85배다.
지난해 개통한 분당선은 시내로 들어오는 승객들이 중간에 다른노선으로 바꿔타는 것이 귀찮아 철도이용을 꺼려 적자가 난다.
수인선의 경우 2량으로 운행하는 1개 열차의 승객 수가 20명에 불과하지만 열차운행을 중단하지 못하고 있다.
호남선은 우등고속버스의 심야운행으로 승객들을 뺏긴데다 대형 화물차의 문전(門前)수송과 값싼 운송료등 여파로 화물운송이 줄어들어 해마다 적자가 늘고 있다.
비둘기호 열차로 승객을 실어 나르는 경의선.경원선.경춘선.장항선.대구선등은 운임.시간.서비스등에서 버스와 경쟁이 안되고 있다. 서울~문산간 경의선의 경우 열차 6백원,시외버스 1천4백60원으로 구조적으로 수익을 올리기 어렵다.운행시간 역시 버스와 상대가 안된다.
서울~일산간 버스는 10~20분 간격이지만 열차는 한시간에 한번 운행하는데 그치고 있다.
여기에 20~30%의 할인혜택을 주는 정기통근.통학등 공익적부분도 철도적자를 늘리고 있다.
철도청은 적자를 없애고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앞으로 적자 역을 정리하고 창구의 전산화등을 통한 인원감축을 꾀하고 있지만효과는 미지수다.
얼마전 철도청 공사화계획이 효율성등을 문제삼은 재정경제원등의반대로 백지화되면서 정부의 철도정상화는 물건너 간 상태다.정부가 연간 수천억원에 이르는 철도 적자를 국민의 혈세(血稅)로 대충 막으려는 자세를 계속 갖고 있는한 철도적자 개선은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金起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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