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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S 국내연구 활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약물포탄을 가득 실은 DDS비행기편대가 인체 속으로 출격을 시작했다.비행기에는 이미 목표물까지 찾아가기 위한 열추적 장치가 설치돼 있고,인체의 면역기지에서 쏘아대는 백혈구와 분해효소의 십자포화도 피할 수 있는 「스텔스」장치도 마련 돼 있다.방공포로 몇대가 추락하기는 했지만 이들 DDS편대는 결국 암세포를 발견,폭탄투하에 성공한다.흡사 전투기.폭격기의 공중전으로 비유되기도 하는 「약물전달체계(Drug Delivery System)」에 관련한 기술개발이 최근들어 국내에서도 서서히 이뤄지고 있다.
DDS기술은 질병에 효능이 있는 약물의 개발도 필요하지만 이약물을 원하는 부위에 효과적으로 전달,부작용을 줄이고 효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70년대부터 선진국들이 첨단기술을 동원해 활발히 연구하고 있는 분야다.
국내에선 90년부터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됐는데,그동안 이와 관련된 특허출원은 92년 22건,93년 37건,94년 45건,95년(상반기)30여건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영세한 국내 제약업계의 특성상 평균 15년의 기간과 2억달러이상의 비용이 소요되는 신약개발보다 이처럼 새로운 제형(製型)을 만드는 것이 나름대로 경쟁력도 키우고 위험부담도 줄일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개발중인 전달체계방식은 크게 ▲피부를 통해 약물을 전달하는 패치(Patch)제조기술▲인체내 특정부위에만 효력을 갖도록 지질(脂質)로 마이크로 캡슐을 만드는 기술▲비수용성 약물을주사액으로 만드는 기술 등이다.
이중 패치제조기술은 92년 동신제약이 「인슐린패치」개발로 특허를 획득한데 이어 태평양제약이 지난해 붙이는 소염진통제인 케토프로펜의 패치화에 성공,지난 6월까지 1년만에 1백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현재 제약업계에서 앞다퉈 연구가 이 뤄지고 있는상태다. 이 방식은 경구용 또는 주사용으로 사용시 효능이 없거나 불편한 약제들을 주요 개발목표로 삼고 있는데 피부의 각질층을 뚫고 약물이 들어가도록 마이크로침(針)이나 특수 활성화물질을 만드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마이크로캡슐의 경우도 두산기술원이 지난해 캡슐 원료인 고순도지질 제조에 성공,내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하기로 하면서 연구가 활성화되고 있는 상태다.이는 원하는 부위에만 작용하도록캡슐이 특정온도에서만 녹게하거나 항원.항체반응으 로 목표지점에서만 터질 수 있도록 캡슐표면을 변형하는 것이 핵심기술이다.
이와함께 이 캡슐이 목적지에 닿기 이전에 백혈구.세균분해효소등의 공격으로 분해되는 것을 막기 위해 표면에 또다시 변형을 가하는 기술(일명 스텔스기술)개발이 선진국에 의해 시작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두산기술원.서울대.한국과학기술원(K AIST)등이 공동으로 관련연구를 시작한 상태다.
이와는 별도로 마이크로캡슐을 10억분의1 크기까지 작게 만드는 기술을 비롯해 물에 녹지 않는 약물을 주사액으로 만들기 위해 비누의 계면활성작용처럼 지질이 약물을 감싸게하는 기술,단백질로 구성된 약물이 먹어도 소화되지 않도록 특수코 팅하는 기술등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특허청 약품화학과 이병현(李秉顯)심사관은 『이와 관련한 국내출원건수가 아직도 외국제약업체들의 절반수준에 불과하고 대상도 상대적으로 기술이 쉬운 패치분야에 집중되고 있지만 그나마 다행이며 연구여하에 따라선 뜻밖의 성공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설명했다.
〈李孝浚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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