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싸움 연루 출전정지?…박지성 "싸움을 말렸을 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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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최악의 경우 벌금형이나 출전정지 처분을 받을 위기에 직면했다.

박지성은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서 열린 첼시-맨유전을 마친 후 정리운동을 하다 친구 파트리스 에브라와 첼시의 샘 베셀 잔디 관리인간의 주먹 싸움을 말렸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가 이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영국의 대중일간지 더선은 28일 '8명의 맨유 스타들이 출전정지에 직면했다'는 기사를 통해 "당시 물의를 일으킨 선수들이 벌금형이나 출전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우선 첼시의 여성 관리인을 발로 찬 리오 퍼디낸드와 마이크 릴리 대기심에게 험한 욕설을 퍼부은 오언 하그리브스는 중징계가 불가피해 보인다. 또 정리운동 과정에서 박지성을 비롯한 에브라, 스콜스, 피케, 존 오셔, 네빌 등 6명에 대해서는 사후 조사 후 징계수위가 결정될 예정이다.

신문은 박지성에 대해 "한국의 스타 역시 경기 후 사고 때 함께 있었다. 그는 난동에 연루돼있다"고 설명했다. 맨체스터로 돌아간 박지성은 한국에 머물고 있는 아버지 박성종씨와의 전화 통화에서 "시비가 있었는데 간신히 말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맨유와 첼시 양 구단은 사건 화면이 담긴 CCTV(폐쇄회로TV) 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특히 첼시 는 당시 맨유 선수들과 부딪힌 관리인들과 모두 개별 면담을 벌였지만 인종차별적인 언사는 없었다고 발표했다.

맨유도 인종차별에 대한 증거가 없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첼시 관리인들의 책임 소재를 따져 묻고 있다. 최고의 쟁점은 누가 먼저 주먹을 날렸냐는 것이다. 첼시는 에브라가 먼저 주먹을 휘둘렀다고 주장한 반면, 맨유는 베셀이 먼저 주먹을 내밀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박지성은 싸움을 말리기 위해 끼어들었지만 FA는 "이 소동은 축구에 대한 불명예를 초래했다"면서 최소한이라도 징계를 줄 것을 암시했다. FA의 안드린 쿠퍼 대변인은 "주심으로부터 아직 보고받은 바 없다. 첼시로부터 건네받은 CCTV 등을 살펴본 후 추후 징계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건의 공방은 장기간 소요될 것으로 보여, 징계를 받게 되더라도 다음 시즌에나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런던=최원창 기자[gerrard1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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