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말 관광·산업’ 메카로 달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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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랑말의 본고장 제주도에서 말을 소재로 하는 관광 개발사업이 잇따르고 있다. 제주도축산진흥원의 제주마 방목지를 찾은 관광객들이 사진 촬영에 열중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조랑말의 본고장인 제주도에서 말을 주제로 하는 관광개발사업이 잇따르고 있다.

말을 테마로 한 개발사업의 선두는 제주도에선 처음으로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된 ‘제주동물테마파크’다.

제주지역 기업인 ㈜탐라사료가 투자하는 테마파크는 지난해 11월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58만1000㎡에 착공했다. 올해 말까지 863억원을 들여 완공할 예정이다. 테마파크는 국제 승마대회를 열 수 있는 실내 승마장과 가축의 임신·출산 과정을 보여주는 동물 생태 박물관, 동물 치료시설인 테라피 센터, 체구가 작은 말·돼지가 경주를 벌이는 이벤트 경기장 등을 갖춘다.

동물테마파크는 연계 시설로 말고기 R&D센터와 말 연구농장, 말 훈련장도 만든다. 또 말 기름 등 부산물을 활용해 기능성 화장품 을 개발하는 등 마(馬)산업 클러스터의 핵심지로 만든다는 복안이다. 이미 기능성 화장품 제조업체인 ‘설향’을 계열사로 만들어 제품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탐라사료는 2006년 8월 경기도 파주의 유일레저타운을 인수, 현재 테마파크에 들여올 말들을 조련 중이다.

윤태현 동물테마파크 회장은 “제주의 독특한 소재를 바탕으로 전통적 1차 산업인 축산업과 3차 산업인 관광을 융합하는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제주시 한림읍 월림리에 ㈜라온레저개발이 조성 중인 라온승마랜드는 세계적인 마장마술의 명소를 꿈꾸고 있다. 19만6000여㎡에 605억원을 들여 10월까지 국제 승마 경기장과 희귀 마 전시장, 세계 명마 관람장 등을 갖출 계획이다.

중국과 몽골의 기예단을 고용, 마장마술의 묘기를 보여줘 관광객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라온레저개발은 주변에 이미 운영 중인 골프장에 이어 해상 관광케이블카 사업에도 들어갔다. 승마랜드와 골프장, 해상 케이블카를 묶은 관광상품을 만들 생각이다.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일대에는 국내 처음으로 국제 규격의 폴로(polo) 경기장이 조성된다.

한국폴로컨트리클럽은 21만3200여㎡에 최근 폴로승마 리조트 건설사업에 착수했다. 2010년까지 232억원을 들여 폴로 경기장과 보조 경기장, 65실 규모의 숙박시설, 클럽하우스, 실내 마장, 스윙 연습장 등을 갖출 계획이다.

국제규격의 폴로 경기장은 동북아시아권에서는 현재 중국 상하이 한 곳에만 있다.

차우진 제주도 국제자유도시추진본부장은 “국민 소득이 증가하면서 승마 등 레저관광 인구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며 “제주도가 말을 테마로 한 체험관광지이자 말 산업 중심지로 뜨고 있다”고 말했다.

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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