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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년 전 하회마을’ 그림 찾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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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새로 발견된 여덟 폭 병풍 중 한 폭인 ‘1828년 하회마을’ 그림<左>과 현재의 하회마을 항공사진. [안동시 제공]

180년 전 안동 하회마을의 모습이 병풍 속 그림으로 발견됐다. 하회마을을 소재로 한 그림이나 사진 중 가장 오래된 자료다.

안동시 하회마을관리사무소 손재완(43) 학예사는 27일 “서애 류성룡 선생 관련 책을 보던 중 ‘1828년 하회마을’ 그림이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며 “그림을 그린 시기와 내력은 중앙박물관 측이 고증했다”고 말했다. 그는 송복(71) 연세대 명예교수가 지난해 출간한 책 ‘위대한 말씀’을 넘기다가 451쪽에서 처음 보는 흑백 마을 그림을 발견했고 오랜 시간 추적 끝에 하회마을임을 밝혀냈다.

‘1828년 하회마을’ 그림은 단일 작품이 아니라 안동 도산서원에서 예천 지보에 이르는 낙동강 주변의 명승지를 비교적 자세하게 그려 놓은 여덟 폭 병풍 중 한 폭이다.

안동과 예천의 집성촌 출신인 동래정씨 정원용과 풍산류씨 류철조가 조선 순조 28년(1828년) 화공 이의성에게 병풍을 두 벌 만들도록 부탁하고는 각각 나눠 가졌는데 그 중 한 벌이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것이다.

병풍 그림 속 하회마을은 당시의 경관과 가옥 배치, 풍속 등이 자세히 묘사돼 있다.

종택인 양진당과 충효당 등 와가에 딸린 초가의 원형 배치, 하회16경에 나오는 강섶의 바위들, 강촌마을의 교통수단이었던 나룻배와 섶다리(홍교), 서애와 겸암(류운룡)이 우애를 다지기 위해 서로 왕래했다는 부용대 아래 층길 등이 사실적으로 표현돼 있다.

또 현재는 물속에 잠겨 전설로만 전해지는 안씨가 피 1000석을 수확했다는 섬들, 만송정의 솔숲과 더불어 풍수지리적 단점을 보완해 주었으나 지금은 사라진 조산(造山, 인공적으로 조성한 산), 연사라는 이름으로 전해지는 절과 탑 등이 이 그림을 통해 확인된다.

손 학예사는 “이 그림을 주제로 한 논문을 곧 쓸 계획”이라며 “조산 등은 왜 사라졌는지 등은 향후 연구 과제”라고 말했다.

안동시는 이 그림을 통해 하회마을을 홍보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 하회마을을 복원하는 고증자료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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