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의 원칙, 박근혜의 원칙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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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호 14면

24일 이뤄진 재산공개에서 비롯된 청와대 일부 수석들에 대한 사퇴 요구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취임 후 첫 조각에서부터 장관 내정자들의 땅 문제로 시달린 이명박 대통령에게 두 번째 고민의 순간이 찾아왔다. 그가 25일 “지난 두 달 동안 청와대는 ‘부자들이 모여있나 보다’는 인상을 줬다”고 말한 것은 그의 심적 불편함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게 한다.

이 대통령의 고민이 청와대 수석 문제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한나라당과의 관계도 답답하다. 박근혜 전 대표는 ‘대표 경선 불출마’를 조건으로 ‘친박근혜’ 인사들을 당에서 받아들이라고 요구했다. 박 전 대표는 26일에도 자신의 지역구(대구 달성)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다가 만난 사람들에게 또 한번 복당의 당위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일 잘하는 대통령’을 자임했던 그로서는 당정 관계가 삐걱거리는 일도 답답할 수밖에 없다. 26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 회의에서는 이한구 당 정책위의장이 “이명박 정부가 노무현 정부와 뭐가 다른지 빨리 보여주고 싶다”며 정부의 흐름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 대통령에게 당장 급한 일은 야당이 사퇴 압박을 하고 있는 청와대 수석에 대한 조치 여부다.

남편의 투기 의혹이 제기된 박미석 사회정책수석에 대한 압력이 가장 세다. 실정법 위반 논란이 나온 곽승준 국정기획수석과 이동관 대변인, 이봉화 복지부 차관도 도마에 올라 있다.
여권 내에선 “박 수석이 물러나게 되면 연쇄적인 이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막상 청와대 내에는 “본인이 아닌 남편이 위법 의혹을 받고 있는 박 수석의 책임이 제일 가벼운 것 아니냐”는 기류도 있다. 대통령의 결심이 쉽지 않아 보인다.

박 전 대표와의 문제는 ‘원칙 대 원칙’의 대립 양상이다. 이 대통령은 복당 문제는 당이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친박 인사의 복당’을 원칙으로 밝힌 박 전 대표와 “강재섭 대표가 알아서 할 일”이라는 원칙을 고수하는 대통령 사이에 접점이 잘 안 보인다.



▶지난주
21일 MB, 후쿠다 일 총리와 정상회담
22일 한나라당 당선인 워크숍
24일 여야 지도부 청와대 회동
25일 박근혜, 당 대표 불출마 조건으로 친박 인사 복당 요구
26일 당정회의=임시국회 처리 법안 논의  

▶이번주
28일 김숙 6자회담 수석대표 방미, 북핵 신고 문제 협의
29일 국회 통외통위, 한·미 FTA 청문회 실시 건 논의
29일 국회 농해수위, 쇠고기 전면개방 대책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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