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오너 경영체제 부활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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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자동차에 오너 경영 체제가 부활한다. 주인공은 도요타 아키오(豊田章男·51·사진) 부사장이다. 그는 게이단렌 회장을 역임한 도요타 쇼이치로(83)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창업자 기이치로(작고)의 손자다.

도요타는 6월 주주총회 이후 아키오 부사장에게 국내영업과 해외판매·생산 총괄의 역할을 맡기기로 했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24일 보도했다. 도요타에서 이 자리는 차기 사장 자리로 가는 징검다리로 여겨진다. 아키오 부사장은 게이오(慶應)대를 졸업하고 1984년 도요타에 입사했다. 2000년 44세에 임원이 된 뒤 1~2년에 한 번꼴로 상무와 전무, 부사장 등을 거치는 초스피드 승진을 거듭했다. 일본 재계는 이를 최고경영자(CEO)가 되기 위한 경영권 수업으로 해석하고 있다.

일본 재계는 창업자 일가가 핵심 포스트를 맡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창업자에게 경영권이 넘어가면 이는 메이지 유신 당시 에도(江戶) 막부가 일왕에게 정권을 넘긴 ‘대정봉환’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도요타는 아키오의 부친인 쇼이치로 이후 전문경영인 체제를 이어왔다. 도요타는 그동안 오쿠다 히로시(75), 조 후지오(71), 와타나베 카쓰아키(66) 등 3대 연속 도요타 집안 바깥에서 사장을 임명했다. 아키오 부사장의 경영철학은 ‘현장’이다. 그는 “입사 이래 현장의 중요성을 절감해 왔다”며 “생산뿐 아니라 판매까지 모든 것은 현장에서 승부처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도요타는 6월부터 임원 체제를 정비해 부사장은 7명에서 5명으로 줄이고, 부회장은 한 명에서 두 명으로, 전무는 17명에서 19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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