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용 日야마구치에 전원일치 판정승-WBA J플라이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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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프로복싱 국내 유일의 세계챔피언인 최희용(崔熙墉.29)이 5일 일본 오사카에서 벌어진 WBA주니어플라이급 타이틀전에서 도전자인 일본의 야마구치 게이지(山口圭司 21)를 심판 전원일치판정승으로 물리치고 타이틀 1차방어에 성공했다.
지난 7월 WBA주니어밴텀급 챔피언인 이형철(李炯哲)의 타이틀 상실로 「단독 챔피언시대」에 접어들어 위기를 맞았던 한국 프로복싱은 모처럼 낭보를 접하게 됐다.
지난 2월 베네수엘라의 레오 가메스를 판정으로 꺾고 챔피언에등극했던 崔는 이날 초반부터 특유의 소나기펀치로 승기를 잡아나갔다. 崔는 신장이 5㎝나 큰 야마구치를 맞아 저돌적인 좌우 스트레이트로 몰아붙여 4회에 그로기상태로 몰아가는등 전반까지 우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중반 이후 체력이 소모된 崔는 힘이 실린 펀치를 제대로 던지지 못한채 체력에서 우세를 보인 야마구치와 주먹을 주고받는 난전을 벌였으나 9회 이후 다시 연타로 막판 집중공세를 펼쳐 승세를 굳혔다.
이로써 한국 프로복싱은 올들어 일본원정 타이틀도전에서 5월 WBA라이트급의 박원(朴元)과 WBC슈퍼플라이급의 이승구(李承九)등의 잇따른 패배 이후 세번째만에 처음으로 승리했다.
특히 경량급의 두체급을 석권했던 崔는 지난 92년10월 도쿄에서 홈링의 오하시 히데유키에게 판정패해 WBA미니멈급 타이틀을 빼앗겼던 「일본원정 참패」의 한을 2년11개월만에 풀었다.
이날 승리로 대전료 12만달러(약9천만원)를 받은 崔는 20승1패를 기록하고 야마구치는 전승가도에 제동이 걸려 17승1패를 마크했다.
〈諸廷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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