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北京 3차회담 전망-北 수해복구 급박 지원요청 확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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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남북관계는 상호노력에 의해서만 개선이 가능합니다.만일 우리가 대북 수해지원을 할 경우 지난번 쌀지원같은 무조건적인 지원은 안될 것입니다.』 나웅배(羅雄培)통일부총리가 5일 발표한 남북3차회담의 핵심 단어는「상호주의」와「조건부 지원」으로 압축된다.한마디로 북한을 지원할때 하더라도 북한의 태도를 보아가며하는 것은 물론 지난번 쌀지원처럼 평양의「봉」(鳳)노릇은 할수없다 는 입장이다.
이번 베이징(北京)3차회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남북관계 조류가 이번 회담을 고비로 썰물에서 밀물로 전환된다는 점이다.사실 6월17일 시작된 남북쌀회담은 어찌보면 처음부터 우리가 수세적 입장에 설수밖에 없는 회담이었다.
우선 최고통치자인 대통령이 수차례나 무조건적인 대북 쌀 지원의사를 밝힌데다 일본이 대북 쌀지원을 서두르는 바람에 우리 정부는 상당히 몰리는 상황에서 쌀지원을 결정했다.
15만이나 되는 쌀을 주면서도 회담장소도 판문점이 아닌 베이징에서 비밀리에 가진 것은 물론,북한의 요구에 따라 합의문조차공개를 못한 것은 그같은 상황에 적잖이 영향받은 때문이었다고 할수 있다.
그러나 이번 3차회담부터는 그같은 흐름이 역전될 전망이다.
우선 정부는 이번 회담 의제로▲남북경협▲우성호▲비방중단▲김용순(金容淳)발언등을 다룰 방침이다.경협을 제외하고는 하나같이 북한에 거북한 의제들이다.
또 현재 북한에 가장 아쉬운 수재지원에 대해 羅부총리는『쌀 추가지원이나 수해지원은 의제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정부가 이처럼「뻣뻣한 자세」를 취하는 것은 쌀지원을 받으면서도 인공기사건이나 쌀수송선 억류사건을 일으킨 북한의「못된 버릇」을 고쳐놓겠다는 의지 때문이다.
한편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수해지원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하고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수해복구는 평양의 최대 현안이다.특히 지난 7~8월에 집중된 대홍수는 북한 농작물의 50%이상을 망쳐놓았다.
외부 지원이 없을 경우 북한은 내년 2~3월부터는 거의 아사(餓死)상황을 맞을 수도 있는 것이다.따라서 전금철(全今哲)은이번 회담에서『무슨 수를 써서라도 수해지원 약속을 받아오라』는훈령을 받고 나올 공산이 크다.
〈崔源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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