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배꼽춤 추는 허수아비,미친 리어,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영화 『서편제』와 『태백산맥』에서 연기로 각광받은 김명곤씨가연극연출로 나섰다.이청준원작의 『조만득씨』를 각색한 『배꼽춤 추는 허수아비』가 바로 그것.자신을 백만장자라고 착각하는 정신병자 조만득과 그의 망상을 깨고 현실세계로 복귀 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민박사의 갈등이 이 작품의 중심구조다.
조만득은 변두리 가난한 이발사로 생활주변의 엄청난 억압구조를견뎌내지 못하고 끝내는 과대망상성 정신병을 앓게 된다.자신을 재벌회장으로 투사시키면서 정신병원을 요양소로,담당의사를 주치의로,간호사를 여비서로,동료환자들을 자신의 부하직 원으로 생각한다. 『미친 리어』는 셰익스피어의 4대비극중 하나인 『리어왕』을 새롭게 해석한 「세계명작시리즈」의 두번째 기획작품이다.
이 공연에는 실험적인 연극작업을 꾸준히 벌이고 있는 「76단」이 참가,셰익스피어의 고전을 새롭게 해석해 보여준다.기국서씨의 연출로 정통비극을 새롭게 각색했다.전체골격은 『리어왕』의 줄거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부분적으로 재구성해 피폐 한 오늘날의사회를 풍자하고 있다.
『불』은 95년 상반기 참신하고 획기적인 시도라고 평가받았던「국립극단 오늘의 연극 시리즈」 3개 작품중 굿과 마당극 형식의 파격적 도입으로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했던 작품.
『불』은 손참의라는 한 양반가가 배경.노론과 소론의 당파싸움소용돌이 속에 개인의 무모한 광기와 허망한 정념으로 인해 몰락하는 손참의.당골네.두엉영감.강수.분이등 등장인물들의 잘못 꼬인 인연의 사슬을 한풀이 씻김굿의 형태를 도입해 한을 풀어주고극락으로 천도하는 내용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