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례 친박연대 당선자 5대 의혹] 2. 검은돈 거래 있었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월간중앙서청원 친박연대 대표는 “양 당선자가 하버드대나 서울대를 나왔으면 문제가 되겠느냐”며 의혹을 제기하는 언론을 탓했다. 본질을 호도한 발언이다.

문제는 학벌이 아니다. 양 당선자의 학력·재산·이력·가족관계 등 의혹이 전반에 걸쳐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총선 전부터 “총선 전후로 양정례에 대한 의혹이 일 것이 뻔한데도 그를 비례대표 1번으로 올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는 말이 돌았다.

가장 설득력을 갖는 것은 아무래도 ‘돈’이다. 친박연대는 “당이 어려워 양 당선자가 특별당비로 1억1,000만 원을 냈다”고 밝혔다. 돈으로 비례대표를 사는 관례가 사라졌다고 주장했던 정치권이, ‘당비’라는 명분이었다고 하지만 ‘비례대표와 돈’의 연결고리를 시인한 셈이다. 그래서 “오죽하면”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양 당선자의 재산 내역도 의문투성이다. 양 당선자는 부모 재산과 합쳐 7억1,600만 원을 신고했다. 자산은 75억 원대이고 부채가 68억여 원이라는 것이다. 양 당선자의 부채만 약 10억 원이다. ‘1억 원만 냈겠느냐’는 의문도 일고 있지만, 역으로 ‘본인도 빚이 10억 원이나 되는데, 당이 어려워 1억 원을 냈다’는 얘기다.

이래 저래 해명은 설득력이 한참 떨어진다. 특히 모친이 운영하는 복지회 연구관(실장)으로 일한 것 외에는 양 당선자의 특별한 수입이 없다는 점, 지난 2월 변호사 사무소를 개업한 것으로 알려진 남편과 결혼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혹만 눈덩이처럼 부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4월16일 양 당선자가 후보등록 때 중앙선관위에 제출한 신고서류, 친박연대 회계책임자 신고서, 중앙당의 선거비용 관리 계좌 내역 등을 선관위로부터 건네받아 양씨가 납부한 특별당비의 정확한 규모와 납부 경위, 특별당비의 사용처 등의 조사에 들어갔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오래 걸릴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양정례 당선자에 대한 의혹이 일면서 시중에는 다음과 같은 농담까지 나돈다. “1억 원으로 전국구 의원을 할 수 있다니, 금배지 값이 너무 디플레이션된 것 아니냐”고 말이다. 양 당선자에 대한 의혹이 검찰 조사 결과 사실로 밝혀지면 수사는 다른 전국구 의원에게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4월1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양정례 당선자(왼쪽에서 세번째)가 서청원 대표(맨 오른쪽)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글■김태윤·오흥택·박미소 월간중앙 기자 smile83@joongnag.co.kr

[관련기사]

▶ "'양정례 파동' 천박한 정당정치의 블랙코미디"

▶ [5대의혹] 1. 양당선자 모친 건설사 '건설면허' 없는 영세업체

▶ [5대의혹] 2. 부모와 본인 빚 68억 원인데 재력가 소문?

▶ [5대의혹] 3. 작년 10월에 변호사와 결혼 숨긴 내막

▶ [5대의혹] 4. 박근혜 전 대표와 관계 있나?

매거진 기사 더 많이 보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