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례 친박연대 당선자 5대 의혹] 5. 친박연대, 무슨 배짱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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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양 당선자 모친 소유 건설회사 중 두 곳은 ‘건설면허’도 없어
■ 부모와 본인 빚 68억 원인데 재력가 소문에, 재산 은닉 의혹
■ 부친은 장모 명의로 파주에서 주유소·충전소 운영
■ 양 당선자, 부친·외조모 명의 회사에 이사·감사로 등기


5. 친박연대, 무슨 배짱으로?
-“터질 것이 터졌다”…이미 모친의 ‘특별당비’ 입소문 파다

친박연대 비례대표 공천에 관한 잡음은 진작부터 나왔다. 총선 전부터 양 당선자의 ‘특별당비’와 그의 모친에 관한 입소문이 정치판에 파다했다. “큰 사단이 날 것”이라면서도 쉬쉬 하는 분위기가 친박연대 내부에서도 감지됐다.

친박연대는 ‘급조’라고 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단기간에 만들어져 선거를 치렀다. 김을동 비례대표 당선자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친박연대 구성기간이 짧아 검증 절차가 제대로 없어 문제가 드러난 것 같다”고 시스템 부재를 스스로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서 대표의 기자회견에 함께한 함승희 최고위원은 당 차원의 학력·경력 검증 시스템 부실을 언급하는 기자들에게 “공천 신청자에 대한 검증 시스템은 어느 당이나 본인이 기재한 부분을 일단 신뢰하지 않느냐”며 “재산신고내역, 학력의 진실 여부는 그 후의 문제다. 선거관리위가 조사할 일”이라고 거들었다.

파문이 커지자, 김철기 사무총장은 비례대표에 서청원 대표가 이끄는 산악회인 ‘청산회’ 간부 등이 다수 포함되는 등 지도부가 불공정 공천을 자행했다면서 지도부 교체까지 요구했다. ‘박근혜’의 이름을 달고 나와 서 대표의 ‘사당’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을 정도다.

결국 이번 파동은 급조된 정당, 조급한 공천, 부실한 사전 검열·검증에 소홀한 언론, 누가 비례대표로 나왔는지 관심도 없던 유권자들이 만들어낸 블랙코미디로 끝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양정례 누구인가?

18대 총선 ‘공천 불가사의’ 주인공…모친 ‘후광 발탁설’로 궁지에

1977년 5월7일생, 제18대 총선 최연소 당선자, 연세대 대학원 졸업(법학석사), (사)건풍복지회 연구관, 현 박사모 여성회장, 현 ‘새시대새물결’ 여성청년간사….

‘친박연대’의 비례대표 1번으로 국회에 입성하게 된 양정례(30·여) 씨의 프로필이다. 양씨에 대해 세상에 알려진 것은 친박연대에서 작성한 ‘비례대표 신청자 명단’ 속 내용이 전부다.

양씨는 친박연대 내에서도 잘 아는 이가 없을 정도다. 국민 인지도는 ‘제로’에 가깝다. 양씨는 ‘18대 총선 공천 불가사의’라는 반응을 몰고 온, 말 그대로 깜짝 발탁된 ‘뉴 페이스’다.

눈에 띄는 것은 양씨의 재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그의 재산 신고액은 7억1,600만 원(납세실적은 2억1,812만 원)이다.

양씨는 재력가의 딸로 알려졌다. 양씨의 모친인 김순애(58) 씨는 건풍건설 사주였다. 특히 김씨는 민자당 중앙상무위원과 서대문을지구당 부위원장, 서울시의회의원, 자민련 정책위원과 중앙위 해외교포분과위원장 등을 지내면서 정치권의 인맥이 두터운 인물로 통한다. 때문에 모친의 ‘후광 발탁설’마저 떠돌고 있다.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양씨가 매스컴에 오르내리게 된 이유는 ‘허위 이력’과 ‘돈공천’ 의혹 때문. 안양대 관광경영학과 동기 사이에는 양씨가 1학년 때 잠깐 얼굴을 내비쳤다 이후로는 학교 수업시간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말도 나돈다.

지난 4월16일 서청원 친박연대 대표가 “양정례 당선자의 공천에는 불법이 없었다”고 잘라 말했지만, 여전히 양씨의 공천 과정에 대한 의혹은 식지 않고 있다. 친박연대 안팎에서는 ‘특별당비설’ 등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이 와중에 김진우 친박연대 조직국장은 공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젊고 성실하다. 사회복지 전문가이고, 특히 기존 정당에서 활동을 안 했다는 점이 다른 정당의 비례대표 후보들에 비해 신선할 수 있다.”

글■김태윤·오흥택·박미소 월간중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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