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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개성파 신인 여배우 세대교체 예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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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이정현.김지호.이유정.김은정.이은정….아직은 낯선 이름들이지만 수개월 뒤 영화가 개봉되면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는 신인여배우들이다.
영화계에 바야흐로 여배우들의 물갈이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이들은 연기경험은 많지 않지만 색깔이 분명한 개성을 지녔고 엄밀한 선정과정을 거쳤다는 점에서 기존 인기여배우들의 아성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이정현은 3천여명의 경쟁자들을 밀치고 장선우감독의 『꽃잎』에공개캐스팅된 그야말로 혜성처럼 나타난 새내기다.영화마다 신인을등장시킨 장감독은 15세 여고1년생에게 『꽃잎』의 운명을 거는결단을 내렸다.이정현이 연기해야할 역은 만만 치 않다.정신적으로 황폐한 비정상 소녀가 30대 성인남자와 부대끼는 역을 소화해내야 한다.그러나 발레를 해 몸으로 감정을 표현하는데 뛰어난이정현에게 제작진은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반면 『꼬리치는 남자』의 김지호(23)는 TV드라마에서 주가를 올린 지명도때문에 위험 부담은 덜하다.그러나 허동우감독이 그녀를 캐스팅한 것은 배역의 성격과 그녀의 이미지.연기력이 맞아떨어지느냐는 것이 중요했지 인기는 별개 문제였다 는 설명이다. 김은정(26)은 익영영화사 『런어웨이』(감독 김성수)의 신데렐라.이병헌의 상대역으로 명실공히 공동주역을 맡았다.TV 주말드라마 『사랑과 결혼』에 출연중인 김은정의 배역은 이병헌과 커플이 돼 범죄조직을 역추적하는 것.지금까지 주로 활달한 연기를 한 덕택에 거친 액션을 소화해내는 데도 무리가 없을 것이란평이다.이유정(23)은 신설영화사 진필름이 나도향원작의 『뽕』을 제작하면서 1억원 신인공모로 뽑은 기대주.1천2백대 1의 경쟁을 뚫고 행운을 잡은 이유정은 극 단 성좌에서 활동하면서 연기기초를 닦았다.국악예고를 거쳐 서울예전 방송연예과를 나왔다.계란형 얼굴에 동양적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29세의 양윤호감독은 데뷔작인 『유리』의 주역을 과감히 신인들에게 맡겼다.광기어린 승려 유리의 상대역으로 격렬하고 원초적연기를 펼칠 인물은 이은정(21).현재 동국대 연극영화과에서 영화연출을 공부하는 학생이다.
신인여배우의 바람은 기존 「극소수 스타시스템」이 한계에 와있다는 반성에서 비롯됐다.공개오디션의 뜨거운 열기,착실히 기초를닦은 연기인들의 영화로의 집념에 기존 영화계는 상당히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李揆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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