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종합학교,校舍건립계획 3년째 표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93년 문을 연 국립한국예술종합학교(교장 李康淑)의 교사건립계획이 서울시의 반대에 부닥쳐 표류하는 바람에 3백여명의 학생들이 3년째 셋방살이수업을 받고 있는등 예술엘리트교육이 출발부터 휘청거리고 있다.
30일 문화체육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문화체육부는 문화발전10개년계획에 따라 예술전문엘리트를 양성하기 위해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서초동 예술의 전당내 야외극장건립예정지에 건립키로 하고 92년10월 학교설립인가를 받아 이듬해부터 학생들을 모집,수업을해가면서 추진해왔으나 서울시가 녹지훼손을 이유로 반대하는 바람에 지금까지 학교건물을 짓지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93년 음악원을 시작으로 연극원.영상원등 3개분야에 입학한 3백94명의 학생들은 학교측이 임대한 남산 국립극장별관을 비롯,용산구후암동 대원정사빌딩.예술의 전당내 음악당.축제극장등에서 수업받고 있는등 체계적인 학교운영이 이뤄지지 않고있다. 학교측은 특히 올 11월말께 또다시 2백88명의 내년도신입생을 선발할 예정이어서 교실난등으로 인한 수업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문체부가 건립부지로 선정한 우면산기슭 5천4백50평의 녹지에 지하 2층.지상4층 건물을 짓기로 하고 시에 93년부터여러차례 학교부지로의 용도변경을 요청했으나 시측이 녹지보호를 내세워 「용도변경불가」방침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 이다.
문체부는 당초 용도변경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지난해 10월 설계를 마치고 1백40억원의 예산를 확보해 공사발주까지 해놓은상태다. 문체부는 시측의 완강한 반대가 계속되자 지난3월 주차장등 옥외시설을 지하로 변경하는등 녹지훼손면적을 2천3백여평에서 1천4백여평으로 줄여 설계변경까지 해놓고 최근 주돈식(朱燉植)장관이 조순(趙淳)시장을 만나 협조를 구하는등 시측과 절충을 계속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학교부지의 용도변경가능여부도 확인하지 않은채 학교먼저 연 문체부도 문제지만 정부차원에서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 원칙만을 고집하고 있는 시의 처사로 애꿎은 우리들만피해를 보고 있다』며 『하루빨리 문제가 해결돼 제대로 된 건물에서 공부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李晩薰.李啓榮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