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를 도정할 때 발생하는 왕겨는 지금까지 일부가 농업용 퇴비나 가축사의 방습제로 사용됐을 뿐 그냥 버려지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러나 이 왕겨를 이용해 값비싼 규사(이산화규소.SiO2)등 규소성분을 뽑아 내고 불순물을 걸러내는 활성탄을 값싸게 제조하는 등 여러 가지 유용한 물질을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돼 하나도 버릴 것 없는 물질로 변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환경연구실의 김광수(金廣洙).조형래(趙亨來).안재환(安在煥)박사팀은 왕겨 1에서 3백~4백㎏의 규소성분을 추출하는 기술을 최근 개발했다고 밝혔다.활성탄 세공표면적이넓을수록 미세불순물을 걸러 내는 효율이 높아진다 .
활성탄은 폐가스 처리,독성유기물 제거,수돗물 생산 때 불순물을 정화하는 데 많이 사용되는데 원료로서 주로 값비싼 야자열매.목재.사탕수수.펄프 등이 이용되고 있다.
기존의 야자수나 목재 등을 원료로 생산할 경우 화학공정의 반응시간이 4~6시간이나 걸리는 것이 커다란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金박사는 이 규소성분이 제거된 왕겨를 알칼리 용액과 반응.활성화시켜 30분 정도의 짧은 시간에 고효율의 활성탄을 제조해낸 것이다.
왕겨활성탄 제조로의 초기건설비는 야자수를 이용한 제조로 건설비의 10분의 1,생산원가는 5분의 1 정도밖에 안 든다는 것. 국내에서 연간 1백10만 정도 생산되고 있는 왕겨는 약간의수분과 미량의 원소 외에 규소성분 30~40%에 탄소가 40~50%로 섭씨 6백도 정도로 가열하면 95% 정도가 규소성분으로 변하는 귀중한 자원.
이같은 이유로 한국과학기술원 재료과학연구실은 무산소 상태에서왕겨를 건류해 탄소와 규소성분의 혼합물을 얻은 뒤 1천3백도에서 아르곤 가스를 작용시켜 각종 연마제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 한국화학연구소는 왕겨를 화학처리해 가연성 가스를 생산,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연구와 부수적으로 나오는 규소성분을 탄성보강재로 이용하는 기술을 개발중이다.
이밖에 한국동력자원연구소는 왕겨에서 가연성 가스를 생산해 농가의 취사에너지원과 소규모 공장의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방법을연구하고 있다.
〈李起俊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