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쏘아올린 작은 위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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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베트남이 자국의 첫 인공위성인 비나샛 1호 발사에 성공했다고 21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위성은 19일(현지시간) 프랑스령 기아나의 쿠루 발사기지에서 발사됐다. 통신위성인 비나샛 1호(무게 2.6t)는 프랑스의 아리안 5ECA 로켓에 탑재돼 우주로 쏘아 올려졌다. 이 위성은 다음달부터 작동을 시작해 최소 15년 이상 우주에 머물며 베트남 전역에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미국 록히드마틴사에 2억 달러(약 2000억원)를 주고 제작을 맡겼다. 여기에 우주선 발사 비용으로 1억 달러가 추가로 들었다. 비나샛 1호는 25~30여 개의 최신 송·수신기를 갖추고 있어 베트남은 물론 캄보디아와 라오스 등 동남 아시아 지역과 중국·일본 등지까지 전파를 보낼 수 있다.

인공위성 사업을 주도한 베트남우정통신그룹(VNPT) 측은 “비나샛 1호 발사 성공으로 통신 사정이 훨씬 좋아질 것”이라며 “경제성장에 발맞춰 2호, 3호 위성을 잇따라 쏘아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트남은 그동안 부족한 통신 회선을 보충하기 위해 한 해 1000만 달러가량을 내고 다른 나라 위성이 제공하는 통신 채널을 사용해 왔다.

위성 발사는 다소 늦은 편이지만 베트남은 아시아 최초(러시아 제외)로 우주인을 배출한 나라다. 베트남 전쟁 영웅인 팜 튀안(61)은 1980년 7월 23일부터 1주일 동안 당시 소련 우주선인 소유스 37호를 타고 지구 궤도를 142바퀴나 돌았다. 팜 튀안은 베트남 전쟁 당시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해 미군 B-52 폭격기를 격추한 것으로 추앙받아 온 인물이다. 그는 외국인으로는 드물게 ‘소련 국가 영웅’의 칭호를 받기도 했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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