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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예보 활용 水位조절못해 다목적댐 운용에 문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수방 대책이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됐지만 나흘째 계속된 집중호우로 중부지방이 온통 물난리를 겪고 50여명의 인명피해와 수백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하는등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무엇보다 홍수조절 기능을 가진 한강.금강수계 다목적댐들의 수문을 일찍 열어 방류하는 바람에 하류지역 수위가 높아졌고 저지대 주민들이대피해야 했다.
그러나 갑작스런 집중호우라고 하더라도 이틀만에 29억의 저수량을 가진 소양호의 수문을 열고 방류를 시작한 것은 제기능을 발휘했다고 보기 어렵다.
댐의 저수량 조절이 기상예보와 유기적 관계를 갖지 못해 가뭄이나 홍수때 충분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거듭된 지적이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던 것이다.
한강 하류지역의 대비도 적지않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서울시내 올림픽대로.강변로.동부간선도로등 25곳 이상에서 교통이 차단되고 곳곳이 침수됐다.서울시는 빗물을 빼내기 위한 펌프시설을 두배 이상 보강했다고 내세우고 있으나 시민들이 불편을겪는 것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었다.
26일에는 서울 2기 지하철 5호선 공사장 하저터널 전구간이불어난 강물도 아닌 여의도지역 하수에 침수돼 방재대책이 얼마나허술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또 25일 새벽 충북괴산에서발생한 무궁화호 열차 탈선사고도 따지고 보면 형식적인 교량안전점검이 빚은 인재라 할 수 있다.철도청이 교량과 산사태등 사고우려 지역에 대한 안전점검을 수차례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교각침하로 인한 사고를 막지 못했고 전국 곳곳에서 철도가 마비되는사태가 발생했다.
결국 당국은 이번에도 사전에 충분히 대비하기보다 여전히 하늘만 쳐다보면서 비가 그치고 피해가 작기만을 바라고 있지 않았느냐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姜讚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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