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 콘크리트 둑, 녹지로 바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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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콘크리트로 뒤덮인 한강변이 푸른 녹지대로 바뀐다. 서울 강동구 암사동 일대 한강변의 현재 모습<上>과 연말까지 생태공원 조성 후 달라질 모습(조감도<下>).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한강변을 두껍게 덮고 있는 콘크리트 호안을 꽃과 풀이 무성한 생태공원으로 가꾼다. 호안은 강 기슭에서 둑의 침식을 막기 위해 비탈면에 설치하는 구조물로 한강에선 주로 콘크리트로 만들어져 있다.

서울시는 20일 강동구 암사동 한강둔치에서 콘크리트 호안 1㎞를 걷어내고 생태공원(16만2000㎡)을 조성하는 사업의 착공식을 했다. 한강과 가까운 쪽에는 갈대와 물억새 군락(7만㎡)을 만들고, 제방 쪽에는 주민들을 위한 산책로와 철새 관찰지 등을 조성한다. 이 사업은 모두 38억4000만원을 들여 연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2030년까지 한강 콘크리트 호안 중 모두 62㎞ 구간에서 콘크리트를 걷어내거나 콘크리트 위에 흙을 덮어 녹지로 가꾼다는 구상이다. 현재 한강에는 72㎞ 구간에 콘크리트 호안이 있는데, 이 중 강물의 흐름이 빨라 풀이 자라기 어렵거나 선착장 같은 시설물로 생태공원 조성이 곤란한 10㎞를 제외한 나머지 구간이 사업 대상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 발표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에 따라 2010년까지 941억원을 들여 1단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암사동 생태공원 외에 ▶여의도 샛강 생태공원 조성 ▶강서 습지생태공원 확충 ▶홍제천·도림천 같은 지천 생태 복원 ▶반포지구 친수공간 조성 등이다. 특히 여의도와 영등포동 사이에 있는 샛강 생태공원은 75만8000㎡의 규모로 내년 말 완공 예정이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조규일 부장은 “콘크리트 호안은 과거 홍수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이유로 건설됐지만 이제는 아름다운 한강을 가꾸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회색 빛의 호안이 녹색으로 바뀌면 한강의 경관이 크게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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