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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엔진 발명가’ CEO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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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저는 기업인보다 발명가로 불리기를 더 좋아합니다.”

현대중공업 민계식(66) 대표이사 부회장의 말이다. 민 부회장은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수여하는 ‘대한민국 최고 과학기술인상(공학부문)’을 21일 수상한다. 이날 대전 과학기술 창조의 전당에서 열릴 제41회 과학의 날 행사에선 그와 함께 ▶포스텍 김기문 교수(54·이학부문)▶서울대 최양도 교수(55·농수산부문)▶울산대 의대 송호영 교수(54· 의·약학부문)가 상을 받는다. 상금은 3억원씩이다.

한국 조선·해양 공학 발전의 산 증인인 민 부회장은 220건의 발명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발표한 기술보고서가 80종, 논문이 180편이나 된다. 그가 1990년대 선박용 중형 디젤엔진을 개발하려고 하자 주변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고개를 저었으나, 지금 그 엔진은 국내 시장의 74%를 점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중·대형 엔진이 세계 선박엔진 시장의 35%를 점유하는 토대가 되기도 했다. 그는 지금도 매년 두 편의 논문을 발표할 정도로 왕성한 연구와 발명을 하고 있다.

함께 수상하는 김기문 교수는 90년대부터 초분자 화학 분야를 개척, 원하는 구조와 성질, 기능을 갖는 다양한 구조체를 합성했다. 이는 나노기계, 분자 스위치 등을 제작하는 데 응용할 수 있다.

최양도 교수는 유전자 이식으로 다수확 벼를 개발해 독일 BASF 플랜트 사이언스에 기술 이전하는 등 수많은 생명공학 작물을 개발했다. 옥수수·유채·사탕수수 등 대체에너지용 작물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유전자도 찾아냈다.

송호영 교수는 식도와 위장관·눈물관·혈관·요도·기도·담도를 개복 수술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게 해주는 고성능 스텐트를 세계 처음으로 개발했다. 스텐트 기술을 500만 달러에 수출하기도 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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