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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섭은 말린스 복덩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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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하고,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진정 나줘주려 한다. 그는 우리 팀에 큰 복이다."

메이저리그 플로리다 말린스의 투수 칼 파바노가 18일(한국시간)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동료 최희섭에 대해 한 말이다. 최희섭이 새로 바뀐 말린스의 든든한 주전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투수가 대부분인 다른 한국인 빅리거와는 달리 최희섭에게는 야수로서 동료들과의 의사 소통이 아주 중요하다. 그런 그가 팀 적응력이 좋다는 건 굉장한 재산이다. 외국인 선수라는 불리함을 딛고 메이저리거로서의 롱런 가능성을 지켜주는 요소다.

최희섭이 팀 안팎에서 사랑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일이 계속 생긴다. 스물다섯번째 생일이던 17일 그가 두번째 타석에 들어섰을 때 일부 관중은 생일축가를 불러주기도 했다. 잭 매키언 감독 등 동료들이 "잘한다"등의 짧은 한국어를 배워 그에게 써먹는다는 건 이미 알려진 얘기다.

그러나 '정글'로 표현되는 메이저리그에서 최희섭이 살아남기 위한 첫째 조건은 무엇보다 실력이다. 초반 부진을 딛고 최희섭의 최근 타격감은 매우 좋다.

10일 뉴욕 메츠전에서 시범경기 1호 홈런을 때린 뒤 14일 2호(휴스턴 애스트로스), 17일 3호(볼티모어 오리올스)까지 1주일 사이에 세개의 홈런을 쳐냈다.

특히 세 홈런의 방향은 최희섭이 잡아당기는 새 타격 폼으로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홈런 세방이 모두 오른쪽 담장을 넘어갔다는 건 당겨치기가 좋아졌다는 말이다. 지난해 몸쪽 공에 약점을 노출했던 그는 지난 겨울 남해캠프에서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집중적인 훈련을 했다.

말린스의 빌 로빈슨 타격코치도 "소극적으로 밀어치는 대신 공격적으로 과감히 스윙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최희섭은 18일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시범경기에서 선발 1루수 겸 3번타자로 나서 3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그러나 3회 1사 1, 3루에서 외야 희생 플라이로 타점을 뽑아 최근 네 경기 연속 타점을 기록하며 집중력을 발휘했다. 9타점을 기록 중인 최희섭은 라몬 카스트로(9타점)와 함께 미겔 카브레라(10타점)에 이어 팀 내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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