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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들은 왜 에르메스를 맬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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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호 30면

페라가모 쥐·기린·돌고래 등 동물 문양으로 ‘페라가모 스타일’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사용될 만큼 다소 튀는 색상과 디자인이 특징. 16만~20만원대/에르메스 색감이 풍부하고 디자인이 화려하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브랜드 가운데 가장 비싼 편이다. 20만~24만원/아르마니중후함과 세련됨을 내세운다. 은은한 색상으로 심플한 아르마니 수트에 잘 어울리는 디자인이 특징.14만~23만원대/닥스국산 라이선스 브랜드 1위. LG패션이 기획하고, 넥타이 전문회사인 발렌타인이 만든다. 7만~10만원/TNGT젊은 층을 겨냥한 중저가 브랜드. 사진은 큐빅으로 장식한 타이. 젊은층에서는 인기를 끌었다. 3만9000원

수입 제품은 15만원대 이상
왜 최고경영자(CEO)나 고위 간부들은 에르메스 넥타이를 많이 맬까.
여러 답이 있겠지만 비싸기 때문이라는 것도 하나로 꼽힌다. 신정아씨가 유명 인사들에게 선물해 화제가 됐듯 에르메스는 선물로도 인기다. 일반 에르메스 제품의 가격은 20만~24만원. 국내 시판 넥타이 중 가장 비싼 편이다. 독특한 문양도 특징이다. 말·토끼 등 여러 동물 문양이 있는 실크 넥타이는 에르메스를 떠올릴 만큼 유명하다. 분홍·보라 등 일반적으로 잘 쓰이지 않는 화려한 색상을 채택하는 것도 에르메스의 특징. 스카프 디자인을 활용한 에르메스의 ‘스카프 넥타이’는 33만원대다.

남자의 상징, 넥타이

에르메스와 함께 부드러운 실크 넥타이로 유명한 브랜드는 페라가모다. 16만~20만원대. 에르메스와 함께 쥐·기린·돌고래 등 동물 문양으로 잘 알려져 있다. ‘페라가모 스타일’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사용될 만큼 다소 튀는 색상과 디자인을 사용한다.
에르메스와 페라가모와 달리 아르마니나 제냐는 중후함과 세련됨을 내세우는 브랜드다.

아르마니는 은은한 색상으로 심플한 아르마니 수트에 잘 어울리는 디자인이 많다. 고가인 아르마니 블랙라인은 17만~23만원대, 화이트 라인은 14만~17만원대다. 제냐는 중후한 느낌을 강조한다. 굵은 사선 무늬는 제냐의 대표적 디자인이다. 17만~24만원대.
프라다 넥타이는 젊은 패션 리더의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디자인이 많다. 이 밖에 휴고보스·겐조·펜디 등이 국내 시판 중이다.

저가형 전문점도 인기
국내 업체들이 라이선스 방식으로 생산하는 제품의 가격대는 대부분 7만~10만원대다. 이들 업체는 해외 브랜드와 계약해 제품을 만든다. 주요 넥타이 제조업체는 닥스를 만드는 발렌타인, 카운테스마라·피에르가르뎅 등을 만드는 클리포드, 다니엘 에스테를 만드는 예진, 아쿠아스쿠텀·레노마의 지엠인터내셔날 등이 있다. 이들 업체는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의 직수입도 병행한다.

제일모직 로가디스나 LG패션 마에스트로의 넥타이도 이들 업체에서 만든다. 정장 브랜드가 기획한 컨셉트에 따라 제품을 생산해 납품하는 것이다. 정가는 10만원대에 육박하지만 실제로는 2만~4만원대에 판매되기도 한다. 팔리고 남은 재고품은 1~2년 뒤 백화점 ‘기획 상품전’ 등을 통해 판매된다.

넥타이 판매의 메카는 백화점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저가형 전문점도 늘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점은 주머니가 얇은 20대 직장 초년생을 겨냥한 최신 유행 제품을 판다. 전국에 190여 개 셔츠·타이 전문매장이 있는 에스티코(STCO)는 넥타이 판매가를 2만9000원으로 일원화하고 있다. STCO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3만9000원짜리 넥타이도 팔았지만 3만원 이상 제품은 잘 안 사려는 경향이 있어 올해부터 2만9000원으로 가격을 통일했다”고 말했다. STCO 같은 저가형 전문점으로는 셔츠스튜디오·닷엠·더클래스·아이핏 등이 있다.

국내 넥타이 시장 규모는 1300억~1800억원 정도. 최근에는 수입 브랜드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 발렌타인 기획팀 신계식 과장은 “3~4년 전만 해도 미미했던 수입 넥타이 비중이 최근 20~30%로 늘었다”며 “패션에 관심을 갖는 남성이 많아지면서 넥타이의 색상이나 디자인이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폭 좁은 넥타이 유행
몸에 딱 붙는 스타일의 양복이 유행하면서 넥타이 폭도 좁아지고 있다. 다니엘 에스테의 문해영 디자인실장은 “넥타이 폭은 양복 칼라나 셔츠의 깃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며 “칼라가 좁은 양복에는 폭이 좁은 넥타이가 어울린다”고 말했다. 넥타이 최대 폭이 일반적으로 8~10㎝ 정도라면 최근에는 7㎝가량으로 좁아진 슬림 타이가 유행이다. 폭 4㎝짜리 넥타이를 맨 젊은 층도 눈에 띈다. 나비 넥타이라고 불리는 ‘보타이’도 새로운 패션 소품으로 등장했다.

넥타이의 색상은 갈수록 화려해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검정·은갈치색 정장이 유행하면서 넥타이도 검정·회색 등 무채색 일색이었다. 하지만 올봄에는 정장 유행색이 회색과 남색(네이비)으로 옮겨지면서 넥타이 색상도 밝아지는 추세다. 최근 각 백화점 넥타이 코너를 주름잡고 있는 색상은 오렌지색과 초록색이다.

지난해까지 인기를 끌었던 은색이나 회색 넥타이는 찾아보기 어렵다. 셔츠는 올봄에도 흰색의 인기가 계속될 전망이다. 몇 년 전까지 흰색 셔츠를 입으면 ‘공무원 같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최근 검정 정장이 인기를 끌면서 흰색 셔츠를 찾는 고객이 늘었다. 지방시 김민선 디자인실장은 “지난해에 이어 흰색 셔츠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꽃이나 나비 문양 등을 흰색 자수로 은은하게 새긴 ‘화이트 에디션’ 제품을 새로 선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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