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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안의北韓커넥션>6.애틀랜타 올림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96년 애틀랜타올림픽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이곳 애틀랜타의명물 재래시장인 「언더그라운드(지하쇼핑몰)」에서도 올림픽 관련상품판매가 급격히 늘고 있다.
북한은 일찌감치 올림픽 참가를 공언했다.지난해 12월 애틀랜타를 방문한 북한 올림픽위원회 장웅서기장은 교포언론과의 회견에서 『北-美 관계가 개선됨에 따라 이번 올림픽에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그의 발언에는 전환기 北-美관계에 올 림픽 참가를하나의 계기로 삼겠다는 뜻이 강하게 표출돼 있다.
특히 북한은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미국과의 스포츠 교류를 활성화시키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지난 84년로스앤젤레스올림픽 불참과 함께 중단된 스포츠교류를 복원함으로써대미(對美)관계를 심화하겠다는 생각이다.
북한은 이와함께 실추된 북한의 이미지를 제고한다는 선전효과도노리고 있다.국제사회에서 고립된 가운데 진행된 핵무기개발과 부자간 권력승계는「북한은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이상한 나라」라는 이미지를 굳혀왔다.따라서 올림픽은 핵개발 과 미사일 수출로 압축되는 테러리스트국가 이미지에서 탈피하는 동시에 유례없는 부자간 권력승계 과정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자리도 될 것이다.올림픽 참가가 김정일(金正日)을 중심으로한 대내적 통합을 공고히하는 유효한 수단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북한은 또 애틀랜타올림픽 참가로 미국 교포사회를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전략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올림픽경기에서 북한선수 응원을 통한 「정서적 지지」를 호소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이 어떤식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교포사회가 분열될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이와 관련,장웅서기장은 『현지응원단의 북한 응원문제는 동포로서는 고마운 일이나 교포사회 분열 우려에 대한 정치성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겠다』 고 밝힌 바있다. 장서기장이 애틀랜타를 방문한 지 두달만에 북한측은 일부 친북인사들을 통해 대규모 응원단의 애틀랜타 파견문제를 적극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애틀랜타의 한 교포는 『지난 2월 캐나다에 거주하는 친북인사J씨가 애틀랜타 교포 C.H씨에게 전화를 걸어 在미주(美洲)교포 북한응원단이 올림픽 기간중 애틀랜타에 체류하는동안 민박알선.교통문제 등에 관해 문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고 전했다.
J씨가 밝힌 응원단 규모는 1백50명에서 3백명선.이미 응원단 참가 희망자가 2백명선을 넘어서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이들은 미국과 캐나다교민들 가운데 북한에 가까운 인사들로 구성돼 있으며 특히 재일 조총련계 교포까지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알려졌다.
현재 애틀랜타에 사는 교포들은 모두 3만5천여명.이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애틀랜타올림픽 한인후원회(회장 우원득)는 한국선수단 응원 세부계획에 대해 애틀랜타주재 한국총영사관측과 협의를 진행중이다.
애틀랜타의 다른 교포는 『이미 애틀랜타올림픽 한인후원회 설립목적에 한민족 차원에서 북한응원에 대한 조항이 명시돼있는 만큼공동응원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며 공동응원단도 구성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무튼 애틀랜타올림픽이 연락사무소 개설에 이어 북한의 「미국상륙」을 공고하게 하는 또하나의 전기라는 점은 분명하다.
한 교포는 『문제는 북한이 얼마나 올림픽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느냐에 있다』면서 『북한이 순수한 스포츠행사를 일방적으로 이용하기만 한다면 교포사회가 북한에 등을 돌릴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애틀랜타=金成進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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