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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학생들 '우물 안 개구리' 안돼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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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세상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게 하려면 세계 각국의 학생들과 한 캠퍼스에서 어울리며 공부하도록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대학들과의 교류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17일 내한한 고든 기(60) 미국 밴더빌트대 총장은 "앞으로 한국의 대학들과 학생 및 교수 교환 프로그램을 활발히 펼쳐 대학의 세계화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테네시주 내슈빌에 위치한 밴더빌트대는 외국 학생의 비율이 미국 대학 중 월등히 높은 곳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950년대 후반부터 정재석(丁渽錫).서석준(徐錫俊) 전 부총리 등 고위 공무원들이 이 학교의 '경제개발 프로그램'(미국 정부가 개발도상국 관료들을 위해 위탁 개설한 경제학 석사과정)을 이수하며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지금까지 밴더빌트대에서 수학한 한국 학생은 1천여명으로 아시아 국가 중 가장 숫자가 많다.

"컨트리뮤직.재즈의 본거지인 내슈빌 특유의 문화적 환경, 클럽 활동과 사교 행사가 많은 가족적인 학교 분위기 덕분에 아시아 학생들이 쉽게 적응하는 것 같아요.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아시아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은 우리 학교로서도 큰 기쁨입니다."

컬럼비아대에서 법학 및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교육계에 투신한 기 총장은 36세 때 미국 대학 사상 최연소 총장(웨스트 버지니아대)이 됐다. 이후 콜로라도대.오하이오주립대.브라운대 총장을 거쳐 2000년부터 밴더빌트대에 몸담고 있다.

"교육은 빈곤.테러.오해 등 사회의 모든 문제에 대한 최선의 해결책"이라는 교육철학을 갖고 있는 그는 늘 보타이를 매는 독특한 차림새로도 유명하다.

기 총장은 18일 김중기(金重基)연세대 총장.안병영(安秉永) 교육부총리.김대중 전 대통령 부부를 예방했다.

19일엔 정운찬(鄭雲燦)서울대 총장과 양교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어윤대(魚允大)고려대 총장을 방문한 뒤 20일 출국한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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