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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한민족철학자대회-분과 토론 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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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지구촌 시대의 민족문화」분과=박성배교수가 「지구촌」이란 개념으로 세계문화와 민족문화의 공존관계를 제시한 데 대해 서강대 엄정식교수는 동서양문화를 기계적으로 분리,서양문화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견지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 직하지도 않다는 전제아래 각 민족문화가 역사적 전개에 따라 우열이 엄격하게 판가름나는 상황에서 박교수의 주장은 소박한 낙관주의가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했다.이에 대해 박교수는 그 비판에 함축된전제가 다분히 서구중심적 보편주의 시 각에 기초한 것은 아닌지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반론을 폈다.
또 남북분단 상황에서 민족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해 「민족주의」의 입장에서 새로운 문화를 창출할 수 있는 「창조적 통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숭실대 이삼열교수의 주장과 관련,「새로운 민족적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과연 민족주의는 유효한 대안이 될 수있는가」하는 문제도 중요한 토론 쟁점의 하나였다.
◆「자연,과학,그리고 미래」분과=김재권교수가 여전히 과학적 세계관을 옹호하려 한데 반해 근대적 과학관의 해체와 포스트모던의 지형에 기초한 「심층생태학」을 주장한 美 보비안大 정화열교수의 논문이 논쟁의 대상이 됐다.쟁점은 한신대 윤 평중교수의 지적처럼 『생태론과 기술에 대한 일반적.보편적 성찰이 현실적으로 패권주의를 암암리에 부추기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나아가 생태학적 담론들이 새로움의 미학을 앞세워 후기자본주의의 시장에서 자본증식의 수단이 되고 있는 역설적 현상도 「심층생태학」자체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문제로 등장했다.그러나 정교수는 개인의 삶의 문제에 국한할 경우 「심층생태학」이야말로 미래사회의 중요한 기준이 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간다운 삶과 미래의 가치」분과=미래사회의 부정의가 대자본과 기업관료,그들에 의한 정보조작,남녀차별 및 생태계파괴로부터 야기된다는 승계호교수의 주장에 대해 자본주의-사회주의의 대립이 소멸된 미래사회에서 가진 자와 못가진 자 사 이의 2분법적 대립이 과연 어느정도 설득력이 있는가에 논의가 모아졌다.계명대 이진우교수는『자본주의의 강점이 체제의 모순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자기 수정력에 있다』면서 자본주의가 과연 다수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고서도 효율적으로 기 능할 수 있을까에 의문을 제기했다.
金蒼浩 本社전문기자.哲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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