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재까지 입맛대로 맞춰드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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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소비자들이 집 안에 들어가는 내장재까지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죠. 그런 주문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빙 전문기업을 만들겠습니다.”

부산·경남에 기반을 둔 일신건설산업은 2월 1370억원을 들여 건축자재 상장업체인 동서산업을 인수했다. 그리고 지난달 31일 양사는 합병을 공식화했다. 새 법인은 7월 출범 예정.

권혁운 일신건설산업 회장은 이번 일로 여러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첫번째가 리빙 전문업체의 꿈이다.주택과 내부 인테리어를 함께 공급해 소비자 욕구를 만족시키겠다는 것이다. 또다른 이유는 해외건설사업에 있다. 해외 진출을 위해 뛰어다녀 보니 공사를 수주해도 건자재 조달이 쉽지 않아 타산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던 것. 그는 “자산 5000억원대 법인의 출범으로 대외신인도가 높아지고 건축자재의 동반 수출이 가능해진만큼 해외사업에 본격 나서겠다”고 밝혔다.

1975년 현대건설에서 분리·독립한 동서산업은 건축자재 분야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알짜회사였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다가 2001년 부도를 냈다.법정관리를 거쳐 2004년 대상그룹에 인수됐다. 국내 타일 및 콘크리트 파일 분야 2위,위생도기 3위 업체로, 지난해 매출 1751억원,순이익 74억원을 기록했다.

권 회장은 "동서산업 직원들은 능력이 우수한데도 회사가 오래 어려움을 겪다보니 다소 위축된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디자인을 강화해 위생도기·타일 분야에서 2년 안에 1위를 탈환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권 회장이 89년 설립한 일신건설산업은 부산 해운대 달맞이고개 빌라 등 건립 주택이 입소문으로 인기를 끌면서 성장했다.지난해 도급순위 90위에 매출액이 1700억원 정도지만 당기순이익이 294억에 달할 만큼 내실이 탄탄하다. 부채비율이 100%가 채 되지 않는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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