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TV드라마 새틀찾기 안간힘-트랜디物 퇴조.소개 한계 막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TV드라마,이대로는 안된다.』 최근 방송가 드라마PD들 사이에서 오르 내리고 있는 화두다.
92년 MBC『질투』의 폭발적 성공이후 인기를 누려왔던 트렌디물의 뚜렷한 퇴조와 KBS『창공』,SBS『아스팔트 사나이』등소재주의 드라마가 한계에 부닥치면서 드라마의 새로운 틀을 찾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움직임이 가장 활발한 곳은 역시 MBC.
『걸어서 하늘까지』『마지막 승부』『파일럿』이후 최근들어 별다른 히트작을 못내고 드라마왕국이라는 타이틀을 경쟁사에 내주는 수모까지 겪는등 위기의식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MBC는 1년전부터 간부급을 포함한 현업PD 3명으로「드라마개발팀」을 구성,드라마의 변화를 체계적으로 모색해왔다. 개발팀에 참여한 김윤철PD는『PD 개인의 취향에 따라 드라마의 기획.제작이 이루어지던 기존 관행을 깨고 공동작업을 통한객관적 분석으로 다양한 형태의 드라마를 만든다는 것이 개발팀의과제』라고 설명한다.
이같은 노력이 결실을 봐 사회부조리등을 코믹하게 풍자하는 블랙코미디등의 파일럿(시험)드라마가 곧 선보일 예정이다.
새로운 시도는 개발팀만의 몫이 아니어서『베스트극장』연출을 맡고있는 오현황PD의 경우도「달수의 재판」「달수의 집짓기」등 시사만화 주인공같은 등장인물의 눈으로 굴절된 사회상을 꼬집는「달수 연작」을 계획중이다.
신생사로서 드라마의 다양한 변화를 시도해왔던 SBS도 사정은마찬가지.
정통드라마『옥이이모』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는 하지만 『모래시계』의 메가톤급 성공외에는 이렇다할 결과를 얻지 못함에 따라 드라마의 기존형식을 깨는 다양한 실험이 시도되고 있다.
한가지 예가 드라마에 다큐멘터리형식을 접목,극중 내레이터가 연기로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을 설명,극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기획이다.우리의 문화적 전통을 지켜온 예술인의 일대기를 재조명하는「한국의 예인 시리즈」가 그것으로 1탄으로 국내 창무극의 거두『공옥진』편이 다음달 중순 방송된다.
KBS의 경우『느낌』이후 일찌감치 트렌디에서 정통드라마로 방향을 바꿔 특유의 지구력을 십분 활용,『장녹수』『바람은 불어도』『젊은이의 양지』등 인기작을 속속 내놓아 다소 여유 있는 편. 그러나 기존의 틀로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에는 예외가 없어 새로움을 찾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李勳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