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야기가있는요리>해물쟁반 막국수-주부 나명진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한적한 골목길을 돌아 대문을 열고 들어선 나명진(羅明珍.33.강남구논현동 254의8)씨 집 40평 남짓한 앞마당엔 방울토마토와 풋고추가 조롱조롱 열매를 매단 채 무더위를 이겨낸 싱싱한 생명력을 자랑한다.
『저렇게 예쁘게 달린 고추랑 파란 방울토마토 등은 시어머님께서 정성들여 가꾸신 거예요.이 집도 사실은 시댁이고요.』당연히그의 집이겠거니 생각하고 찾아간 약속장소는 그가 1주일이 멀다하고 찾아오는 시댁.1년이면 열두번 제사를 모신다는 7대 종손집 맏며느리.한달에 두번씩 제사를 모실때도 있을 만큼 치러야할집안의 대소사가 많지만 그는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고 요즘 젊은 여성답지 않은(?)대답을 한다.시어머니가 미리 준비를 다 해두고 자신은 조금 거들기만 하면 된다는 것.
그러나 시어머니 김길순(金吉順.64)씨의 말은 딴판이다.『우리 큰며느리는 종손집 넷째딸로 특별히 가르치지 않아도 잘하고 음식솜씨도 좋아 온가족이 며느리 요리는 다 좋아한다』고 은근히자랑한다.
올여름 네댓번 만든 해물쟁반 막국수도 이 집 식구들이 최고로꼽는 그의 특별메뉴.6년전 결혼해 시어머니가 만들어 주던 것을그가 곧바로 전수한뒤 싱싱한 해물로 시원한 맛을 더했다.
『어머니가 가꾼 붉은 고추를 갈아 양념을 했더니 얼큰한 맛이더해 좋군요』라는 말에 『네 솜씨가 좋아 그렇지 뭐』라고 응답하는 고부간의 정겨운 대화가 막국수보다 더 시원하게 느껴진다.
〈文敬蘭기자〉 ▲재료=메밀국수 6백,갑오징어 2마리,새우 중간크기 5마리,참소라 2백,쑥갓.양배추.치코리.깻잎 각각 한움큼,오이 반개,배 반개,풋고추.붉은고추 각1개,양념장용으로 고춧가루 2큰술,물엿.진간장.마늘.설탕.식초 각 1큰술,소금 1작 은술,육수 2큰술,다진파.깨소금 약간 ▲조리법=①새우.소라.갑오징어등 해물은 모두 깨끗이 손질해 적당한 크기로 썬후 끓는 물에 데쳐낸다.②야채는 모두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놓는다.
③쑥갓.치코리를 손으로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양배추.깻잎은 채썰어 준비된 큰 접시에 깐다 .④끓는 물에 메밀국수를 약 3분정도 삶은 후 찬물에 헹궈 물기를 뺀다.⑤한꺼번에 섞은 양념장재료에 풋고추.붉은 고추를 다져넣어 양념장을 만든 뒤 해물과 얇게 썬 오이.배를 넣고 국수와 함께 버무린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