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사람 입장서 聖書 해석해야-크리스찬아카데미 대화모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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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기독교에서 말하는 그리스도에 대한 이해는 그를 믿는 사람들의삶의 자리에서 각각 재해석돼야 한다는 신학적 논의가 강조되고 있다. 크리스찬 아카데미(원장 강원룡)가 지난 13일 서울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에서 개최한 「대화의 모임」에 참가한 미국의제임스 콘(유니언 신학교)박사와 제3세계 신학자들은 특히 신학의 새로운 방법론으로 「가난한 사람의 입장에서 성서를 해석하는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제3세계의 눈으로 본 기독론』이란 주제로 열린 이번 모임에서 「제3세계 신학의 전망」을 발표한 콘 박사는 제3세계 신학의 주류를 이룬 해방신학은 라틴아메리카.아프리카.아시아,그리고미국내 소수 민족의 인간존엄성과 정의를 위한 사 회.정치적,종교.문화적 투쟁을 통해 이루어진 산물이라고 정의했다.이어 그는모든 형태의 해방신학은 첫번째 단계로 신학적 실천을 요구하고 두번째 단계로 신학적 성찰의 과정을 채택하는 새로운 방식과 방법론을 통해 완성된다고 밝혔다.그런 점에서 해방신학에서 사회학적 분석은 매우 중요한 작업이라며 『계급.경제.인종.성(性).
종교-문화적 분석』이 강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콘 박사는 『제3세계 신앙의 의미에 대한 새로운 통찰은 가난한 사람들의 공동체를 통해 나타난다』며 그들의 입장에서 성서를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미국 원주민을 대표해 참석한 조지 팅커(콜로라도 일리프 신학교)교수는 「미국 원주민과 예수」라는 주제발표에서 『미국 원주민(인디언)은 정복당하고 식민지화한 민중들』이라고 정의,『우리에게 있어 그리스도는 백인 미국인의 인종차별주의와 식민지 상태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내 원주민은 50%가 실업상태에 있으며 평균수명도 다른 미국인들에 비해 20년 정도 짧다고 보고하고 『이런 상황에서 전통적으로 해석돼온 타락과 구속(救贖)의 그리스도론을 통해서는 해방을 얻을 수 없다』며 그리스도의 성서적 이미지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라틴아메리카에서 참가한 엘사 타메스(코스타리카,라틴아메리카 신학교)교수는 제3세계 각지역의 대중과 원주민들이 그리스도에 대해 느끼는 서로 다른 경험들을 소개하고 이어 신학자들에게 이같은 경험들이 신학적 과제로 도전할 만한 것 이라고 보았다. 이번 모임은 60년대 해방신학의 출현 이후 76년8월 탄자니아에서 출범한 제3세계 신학자협의회(EATWOT)가 주최한서울 모임에 참가한 학자들이 격의없이 각국의 그리스도론에 대한새로운 이해와 과제를 폭넓게 주고 받았다는 점에서 의의를 남겼다. 崔濚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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