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에 사랑 담아 ‘아름다운 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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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급 바이올리스트의 음악을 들으며 불우 이웃을 돕는다.” 경남 마산출신 바이올리스트 곽안나(41·백석대 교수·사진)씨가 마련한 ‘아름다운 연주회’의 취지다.

그녀는 19일 마산 MBC홀에서 모짜르트의 ‘바이올린 소타나 내림 나장조 작품번호 378’등 5곡을 들려주는 독주회를 시작으로 백석대(24일), 예술의 전당 리사이트홀(5월1일)을 도는 순회공연을 갖는다. 이번 공연은 미혼모의 집 ‘생명터’를 돕기위한 것이다.

그녀는 이러한 연주회를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98년부터 10년째 열고 있다. 그해 5월 마산 MBC홀에서 열린 첫 자선 공연에서 400만원을 모아 경남도 교육청에 결식아동 돕기 성금으로 내놓았다.

국제통화기금(IMF)사태 직후여서 점심을 굶는 학생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그녀의 어머니 정송자(65·전 경남대 음악교육과 교수)로부터 듣고 시작한 일이었다.

이렇게 시작한 공연은 99년 10월 창원여성의 집(628만원), 2001년 5월 해바라기 쉼터(698만원), 2003년 4월 로뎀의 집(1200만원), 2005년 4월 생명터(1608만원) 등으로 이어져 모두 4534만원을 기부했다. 보통 자선공연은 입장료 수입에서 공연비용을 제한 뒤 기부한다.하지만 그녀는 반주자 초청비, 대관료, 홍보물, 인쇄비 등 700∼800여 만원쯤 들어가는 비용을 부담한다.입장권 수입은 모두 기부하는 것이다.

한 푼이라도 더 기부하기 위해 어머니 정씨와 남편 이희원(43·세종대 교수)씨도 입장권 판매에 나섰다. 정씨는 교사로 있는 제자들이 많은 점을 이용해 공연 두 달 전부터 운동화를 신고 경남지역 각급 학교를 돌면서 표를 팔러 다닌다. 이씨도 학연·지연을 이용해 수도권에 표를 팔았다.

곽씨는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제가 가진 재능을 가난한 사람을 위해 사용할 기회를 많이 갖자는 각오를 지키려고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2년마다 공연을 하려 했으나 2007년엔 미국 연수를 가는 남편을 따라 가느라 걸렀다고 한다.

곽씨는 89년 서울대 음악대학 기악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 휠링심포니오케스트라 등의 단원을 지냈다. 95년 귀국한 뒤 부산시향·마산시향·경북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에서 활동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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