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약세를 보는 日경제계 표정-전환국면 왔다 일제히 환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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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엔값이 달러당 99엔까지 급락하자 도쿄(東京)주식시장에서는 주가가 반년만에 1만8천엔대로 뛰어올랐다.엔이 떨어지면 기업실적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그중에서도 엔高타격을 받아온 전자.자동차 등 수출관련주들이 앞장서 오르고 있다.일본산업계는 이를 「전환국면」으로 진단하면서 엔약세를 크게 환영하고 있다.자동차.전기 등 수출기업들은 대체로 올해 환율을 달러당 85~90엔선으로 상정해 해외생산을 확대하고 원가절감 노력을 해 왔기 때문에 엔약세가 장기화하면 수익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보고 있다.
자동차업계의 경우 작년 엔고로 도요타가 8백억엔,닛산이 7백억엔의 매출감소를 겪었다.닛코(日興)리서치센터는 올해 엔이 달러당 평균 85엔 수준으로 유지되면 작년에 비해 24.5%의 이익감소,90엔수준이면 2배의 이익증가가 날 것으 로 예고한 바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95엔은 커녕 1백엔대마저 바라보는 엔약세는 전혀 뜻하지 않던 가미카제(神風)인 셈.업계 일각에서는 엔약세가 연말까지 지속된다면 주요 시장인 美.유럽에서 엔고로 인한 가격인상과 판매감소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본전신전화(NTT).히타치.일본전기(NEC)등 주가가 연초이래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전자업계는 『10엔 이상의 엔약세가 계속된다면 9월이후의 실적 전망을 상향수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물론 엔약세를 경계하는 관측도 있다.후지쓰(富士通)측은 엔약세가 반드시 플러스로 움직이는 것만은 아니라고 지적한다.이 회사는 8,9월분의 수출에 대해 평균 87엔으로 외환예약을 해 놨기 때문에 예컨대 96엔으로 떨어지면 수수료를 포함해 10몇엔 정도의 환차손을 부담해야 한다.게다가 엔고에 대비해 해외로부터의 부품조달을 추진해 왔으므로 엔이 약세로 돌아서면 싸게 구입하던 이점이 없어진다.
다나베 다카노리(田邊孝則)도쿄해상보험투자고문은 『산업공동화(空洞化)가 상당히 진행됐고 내수부진 등 경기가 나쁜 상황에서 갑작스런 엔약세가 일본경제를 소생시킬 수는 없다.엔약세 이후 기업들이 어떻게 경영정책을 세울 것인지가 오히려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일부 지적에도 불구하고 일본내에는 낙관론이 지배적이다.
노무라(野村)종합연구소는 『엔이 96엔까지 내려간다면 기업실적을 상향수정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현실로 다가왔다.엔약세가 정착돼 기업수익 대폭향상-법인.개인소득증대-소비확 대-수입증가-무역흑자감소라는 상황까지 이르면 경기는 자율회복 국면을 맞게될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東京=郭在源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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