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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쿠바동포 임은조.서울 이순종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한국 소녀와 쿠바 천도교원장의 우정은 代를 이었다.
쿠바동포중 국내에 처음 발을 내디딘 임은조(69.前귀테라스시인민전권위원장)씨와 천도교 총무부장 이순종(李淳鐘.여.50)씨는 12일 오후 올림픽파크텔에서 만나 무척이나 감격스러워했다.
일면식도 없는 그들이지만 임씨의 선친 임천택씨를 통해 사진에서나마 35년전부터 알고 있었던 사이.
임천택씨는 쿠바종리원의 초대 원장을 맡았던 천도교의 원로.
그는 2세때인 1905년 어머니와 함께 멕시코 유카탄으로 이민했다가 21년 쿠바로 옮겨간 쿠바이민 1세대.쿠바에서 대한인국민회 서기로 피선돼 평의장.임시서기.총무를 역임했다.
임천택씨는 26년 개벽지 기자 이두성씨와 교류하면서 2년뒤 천도교에 입교한다.30년에는 칼네이스에 천도교종리원을 설립했고34년에는 덕암(德菴)이란 도호를 받기도 했다.
그는 37년부터 45년까지 총 1천4백89원75전을 모아 국민총회와 광복군 후원금으로 지원,국내 천도교에 널리 알려졌었다. 李부장이 임천택씨에 관심을 둔 것은 60년 천도교 학생회에서 일했던 15세의 소녀때였다.
『어릴 적엔 왠지 외국에 동경이 많이 가잖아요.게다가 독립운동을 한 쿠바지원장이란 사실이 무척이나 관심을 끌었어요.』 호기심으로 시작된 편지는 1년간 어린 이순종씨와 노년의 임천택씨사이에 우정을 꽃피웠다.그때 오고간 사진때문에 15세의 순종씨와 34세의 임씨아들 은조씨는 서로를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었다.그러나 당시 쿠바정정이 어지러워지면서 그들 사이는 잊혀져 갔다.李부장은 13일 오전 임은조씨를 천도교중앙총부로 초청,그의선친이 그렇게 열중했던 종교를 알려줄 계획이다.
〈河智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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