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된 무소속 … 보수 3당 영입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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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총선은 보수 진영엔 축복이었다. 보수를 표방한 정당의 의석수가 200석에 육박한다. 그러나 내부는 여러 갈래로 쪼개져 있다. 한나라당·자유선진당·친박연대의 보수 3당은 총선 이후 쏟아진 보수 인재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순수 무소속부터 영입”=이번 총선에서 과반 의석(153석)을 차지한 한나라당은 추가 영입 문제를 거론할 때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특히 당외 친박 인사에 대한 복당 문제에 대해 ‘불허’ 방침을 거듭 확인하고 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14일 “탈당자들에 대한 복당을 통한 세 불리기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국민이 마련해 준 153석을 인위적으로 바꾸는 어떤 행동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윤선 대변인도 “개원 이전에 어떠한 영입도 없다는 게 당 지도부의 일치된 의견”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당내의 복잡한 역학 관계와 맞물려 있는 친박 인사의 복당 문제는 개원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순수’ 무소속 당선자에 대한 접촉은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림(경북 안동)·김세연(부산 금정)·송훈석(속초-고성-양양)·강길부(울산 울주) 당선자 등이 거론된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들이 자발적으로 입당하는 형식을 취할 경우 여론의 반발을 피하면서 안정 과반 의석(157석 이상) 확보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2% 부족한 자유선진당=18석 확보에 그친 선진당은 교섭단체 구성(20석 이상)이 당면 과제다. 개원에 앞서 2명의 의원을 영입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선진당도 영입 1순위로 순수 무소속 당선자들을 꼽고 있다. 친박연대나 친박 무소속 연대의 경우 한나라당과의 복당 협상에 무게가 실려 있다는 판단에서다. 영입 대상으로는 강원의 최연희·최욱철·송훈석 당선자, 영남의 김세연·강길부·김광림 당선자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가 한나라당 행을 바라고 있어 영입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이 밖에 무소속 이인제(논산-계룡-금산) 의원도 꾸준히 영입 물망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1997년 대선 당시 경선 불복 뒤 무소속 출마로 이회창 총재의 낙선을 초래한 악연이 걸림돌이다. 충청권의 일부 민주당 당선자의 경우 대부분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자 세력화로 배수진=친박연대는 한나라당의 복당 불허 방침에 불쾌한 기색이다. “살살 빌면서 한나라당에 갈 이유가 없다”(서청원 대표)는 발언이 이런 정서를 대변한다. 한나라당과의 당 대 당 통합을 주장하는 친박연대는 개원 이전 복당이 안 될 경우 독자 세력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친박 무소속 당선자 등을 영입할 경우 교섭단체 구성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서 대표는 14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친박 당선자가 25~26명이나 돼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친박 무소속 당선자들이 개별 복당으로 갈라설 경우 선진당과의 연대에 나설 수도 있다. 서 대표는 “다른 보수 정당도 있고 하니 연대해서 하면 된다”고 운을 띄웠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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