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중국에 SOC 투자 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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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대만이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사업에 중국 자본의 투자를 공식 요청했다. 현재는 대만 내 법적·제도적 제한 때문에 중국 자본의 대만 투자가 어렵지만 이를 개선해 양안(중국과 대만) 경제 통일을 이루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국도 이를 환영하고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양안 교류는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샤오완창(蕭萬長) 대만 부총통 당선인은 13일 폐막한 중국 하이난다오(海南島) 보아오(博鰲) 포럼에서 중국의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장관)을 만났다. 이 자리서 샤오 당선인은 새 정부가 향후 8년간 계획하고 있는 12개 사업에 중국 기업이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차기 대만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는 개방이며 이에 따라 물류와 금융 등 핵심 업종을 모두 대륙에 개방할 것이다. 대륙 자본의 SOC 투자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만사랑 건설’로 명명된 새 정부 건설 사업에는 ▶가오슝(高雄) 자유무역구 건설 ▶대만 도로정비사업 ▶타이베이(臺北) 타오위안(桃園) 국제공항권 개발 ▶하수도 정비 ▶녹색조림 사업 등이 포함돼 있으며 모두 9200억 위안(약 128조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지난달 22일 선거에서 당선된 마잉주(馬英九) 총통 정부는 다음달 20일 공식 출범한다.

천 상무부장은 “샤오 부총통 당선자가 요청한 12개 사업에 중국 기업들이 적극 참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양안 경제는 상호 분리할 수 없는 만큼 앞으로 경제 통합을 위해 대화와 협력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중국 자본의 대만 투자가 이뤄지려면 먼저 해결돼야 할 과제도 많은 것으로 지적된다. 천수이볜(陳水扁) 정부는 지난 8년 동안 중국과의 경제 교류를 대부분 중단했다. 중국 기업의 대만 투자는 금지됐다. 대만 기업의 대륙 투자도 기업 자본금의 40%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중국사회과학원 대만연구소 왕젠민(王建民) 연구원은 “샤오의 제의는 파격적이고 향후 대만 새 정부의 양안 경제정책을 밝혔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 그러나 중국 기업의 대만 투자가 이뤄지려면 수십 개에 달하는 관련 법규 개정 작업부터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올해 내 실현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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