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불평등 퇴치 세계시민이 나설 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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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유엔 등 국제기구, 유럽회의, 국제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세계시민포럼’(WCF)이 내년 5월 한국에서 처음 열린다. 경희대와 유엔 경제사회국(UNDESA)은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WCF를 공동 개최한다는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UNDESA는 유엔 정상회담과 주요 회의를 추진하는 유엔 사무국 내 기구로, 세계의 특정 대학과 손잡고 공식 행사를 여는 것은 처음이다.

이 포럼은 ▶사회정의 구현을 위한 시민 가치 제고 ▶글로벌 거버넌스에서의 시민 참여 ▶기후변화와 같은 글로벌 현안 해결을 위한 시민 행동 등을 3대 의제로 정했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인권 보호, 빈부 격차 해소, 환경 보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층 복잡해진 세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기구와 세계 시민운동가들이 협력해 대응 방안을 찾자는 취지다. 평범한 시민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인류 공통의 문제 해결에 나서는 방안도 모색된다.

조인원 경희대 총장은 “앞으로 인권·평화·사회정의·인류복지·기후변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별 국가 차원을 넘어 세계 여러 국가가 얽힌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WCF는 여기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해결하거나 개선 방법을 찾을 수 있는 모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내년 포럼에는 비정부기구회의(CONGO)와 세계시민단체연합(CIVICUS) 등 시민단체, 유엔과 산하기구 등 국제기구, 유럽회의 등에서 저명 인사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들은 서로 협력해 국제사회의 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개혁 방안을 모색한다. 개별 단체들도 이를 계기로 더욱 발전할 수 있는 혁신 프로그램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시민운동의 수준이 한 단계 높아져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도와 영향력이 더욱 커지게 된다는 뜻이다.

내년 포럼은 1999년 서울에서 경희대 주최로 열린 세계 NGO 대회에서 후속 사업으로 정해진 ‘글로벌 NGO 콤플렉스’의 핵심이다. 경희대는 2004년 WCF를 창설하자고 제안했고, 개교 60주년인 내년에 WCF를 개최하게 됐다.

유엔본부=남정호 특파원

◇비정부기구회의(CONGO)=유엔의 토론과 정책 결정 과정에 비정부기구(NGO)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제 비영리 독립협회. 1948년 창립됐으며, 500여 개의 회원 단체가 있다.

◇세계시민단체연합(CIVICUS)=노동조합·전문직협회·자선단체 등 시민이 주도하는 다양한 형태의 단체로 구성된 국제적인 연맹. 평범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시민사회에 최대한 반영한다는 목표로 창설됐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 본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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