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어린이책] 키 큰 기린 물 마실 때 앞다리 벌리는 까닭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4면

사파리 사이언스
조수영 지음, 효형출판
328쪽, 1만3000원, 중학생 이상 

아프리카 탐험과 과학 지식을 결합시킨 특별한 여행기다. 저자는 현직 중학교 과학 교사. “과학의 눈으로 보면 세상은 호기심 천국”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아프리카 곳곳에서 흥미진진한 ‘사파리 사이언스’를 펼친다.

자연은 과학 이야기의 무궁무진한 소재를 제공했다. 마냐라 호수 국립공원에서 만난 기린만 해도 그렇다. 키 5미터인 기린의 심장에서 머리까지의 거리는 무려 3미터다. 심장이 강한 압력으로 3미터 높이까지 혈액을 밀어올려야 하기 때문에, 사람으로 치자면 늘‘고혈압’이란다. 그런 기린이 물을 마시기 위해 고개를 숙이다면? 엄청난 혈압차로 곧바로 기절해야 한다. 하지만 다행히 기린은 물 마시는 비법을 터득했다. 바로 앞다리를 옆으로 넓게 벌려 심장과 머리의 높이 차이를 줄이는 것이다.

탄자니아에서 잠비아로 사파리 기차를 타고 가는 길에서 저자의 눈을 사로잡은 건 난데없게도 안전벨트였다. 왜 기차에는 안전벨트가 없을까. 바로 기차의 무게 때문이란다. 객실 9량짜리 기차의 무게는 대략 500톤 정도. 이런 기차가 1톤짜리 자동차에 부딪쳤다해도 기차의 속도가 줄어들 가능성은 없다. 안전벨트란 차가 갑자기 멈춘 뒤 사람 몸이 관성의 법칙에 의해 튀어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매는 것인데, 기차는 갑자기 멈출 위험이 없으니 안전벨트도 필요없다는 설명이다.

책이 과학 이야기만 늘어놓은 건 아니다. 킬리만자로 입산 등록하는 법과 사막 투어 가격까지 꼼꼼히 알려주는 여행서 역할도 제법 했다.  

이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