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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기업 국회 …‘재계 낯빛’밝아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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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예상대로였다. 9일 치러진 18대 총선에서 여당인 한나라당은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주식시장에서는 대체로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성장 지향적이고 기업 친화적인 신정부의 경제 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이 때문인지 전날 국제 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다는 소식에 10일 1% 가까이 하락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결국 9.93포인트(0.57%) 상승, 1760선을 회복했다.

그러나 총선 결과에 지나친 기대를 거는 건 위험하다는 의견도 강하다. 정치적 변수가 증시를 좌지우지하는 시절은 지났기 때문이다. 오히려 잇따라 발표될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나 미국의 경기 전망 등을 더 눈여겨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긍정적이나 흐름 못 바꿔=14개 증권사 리서치센터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총선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한 곳은 전무했다. 최소한 중립적이거나 긍정적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동양종금증권은 총선 효과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서명석 센터장은 “중소기업에 대한 세율 및 소득세율 인하, 주택 공급 확대 등을 통해 내수 경기 진작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금산분리 완화 정책 시행으로 인수합병(MA&) 시장이 활성화되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우리투자증권도 “대만은 성장을 중시하는 국민당이 집권한 이후 외국인 자금이 집중 유입됐다”며 “우리도 그간 매도로 일관했던 외국인의 매수세를 기대해 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외국계도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비슷한 평가를 내놓았다. 골드먼삭스는 “1988년 이후 처음으로 보수 진영이 행정부와 의회를 동시에 장악했다”며 “친시장·친성장 정책과 경제 개혁에 힘을 실어줘 증시에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삼성증권 정영완 투자전략센터장은 “정치적 변수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하다”고 단언했다. 대우증권 홍성국 센터장도 “시장은 총선 결과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 해결 과정, 미국의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 등 글로벌 경제 상황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88년 이후 다섯 차례의 국회의원 선거일 20거래일 뒤 코스피 지수는 세 번 하락하고 두 번 올랐으며 선거 결과가 당시 주식시장의 흐름에 변화를 주지 못했다.

◇건설·금융·교육은 기대=업종에 따라서는 확실한 수혜가 예상된다. 건설회사 출신 최고경영자(CEO) 대통령답게 1순위는 건설이다. 설문에 응한 14개 증권사 중 12곳이 건설 업종을 유망하다고 꼽았다. 부동산 규제 완화와 주택공급 확대, 담보대출 규제 완화, 부동산 세제 합리화 등 당장 시행 가능한 정책이 줄줄이 대기 중이기 때문이다. 금산분리 완화 정책 추진 기대감에 금융 업종 및 지주회사 관련주에 대한 추천도 잇따랐다.

그 외 사교육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교육 관련주, 신문·방송 겸업 허용으로 주가가 탄력받을 수 있는 미디어 관련주, 신정부의 국가 전략사업으로 주목 받은 에너지 관련주 등 테마주에 대한 관심도 집중됐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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