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인코너>후계자로 떠오른 鄭夢元 한라그룹 부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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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후계문제는 어디까지나 회장님의 결정사항입니다.저는 주어진 본분에 충실할 따름입니다.』정몽원(鄭夢元)한라그룹부회장(40)은 후계문제에 대한 질문만 나오면 이렇게 일축한다.민감하고 부담스런 사안이란 얘기다.지난 7일 정인영(鄭仁永)회장 은 한라시멘트 주식을 몽원부회장에게 넘겼다.시멘트는 10%의 지분을 가진 형 몽국(夢國)씨의 경영권 아래 있었으나 갑자기 그를 최대주주로 부각시킨 것이다.「네가 후계자」라고 확실히 손을 들어주지는 않았으나 이 일로 어렴풋이 후계구도 에 대한 뜻을 흘린셈이다. 지난 봄의 일이다.두살 위인 몽국씨는 「선박수주나 열심히 하라」는 부친 鄭회장의 갑작스런 특명을 받고 미국에 머무르고 있다.이에따라 형이 운영하던 한라중공업과 시멘트까지 몽원씨가 운영하게 됐다.鄭회장은 대부분을 해외에 체류,자연 그룹업무가 몽원씨 총괄하에 들어왔다.그룹 내외부에서 그가 후계자로 지목된 것이 확실하다는 분위기였다.
『몽원부회장이 사실상 그룹일을 총괄하고 있다.하지만 그 스스로는 매우 답답하고 무어라 말할 단계가 아닐 것이다.鄭회장이 후계문제와 관련해서는 지금까지 그룹임원은 물론 가족들에게까지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그룹 한 고위임원의 귀띔이 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몽원씨가 경영대권에 성큼 다가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몽원부회장의 요즘 관심사는 지자제에 대비,그룹의 경영방향을 새로 잡는 일이다.그래서 鄭회장 부재중 스스로 지역협의회를 발족시키고 최근 첫 회의를 주재했다.
고려대 경영학과와 美남가주大 대학원 경영학과를 나와 그룹일에몸담아 온 그는 현장을 중시하며 매우 열성적인 업무스타일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한달에 한번씩 귀국,열흘정도 서울 대치동 그룹본사로 출근하고 있다.
〈趙鏞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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