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총선의 투표율이 역대 최저인 46.0%로 집계됐다. 9일 서울 영등포문화예술회관 투표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김성룡 기자]
특히 이번 총선의 투표율은 하락폭 면에서 충격적이다. 2004년 17대 총선 때와 비교해 14.6%포인트 떨어지면서 역대 최고 하락폭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간 최고 하락폭을 보인 선거는 1960년 5대에 비해 12.2%포인트 하락한 63년 6대 총선이었다. 역대 총선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던 16대 총선도 96년 15대 총선 때에 비해서는 6.7%포인트 빠지는 데 그쳤었다.
중앙선관위는 이 같은 투표율 수직 낙하사태의 원인을 다섯 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주요 정당들의 ‘지각 공천’으로 후보들의 인지도가 예년에 비해 떨어진 점 ▶공천파동 외에 유권자의 관심을 끌 만한 이슈가 없었던 점 ▶대선 이후 4개월 만의 총선이라 유권자의 ‘선거 피로감’이 컸던 점 ▶선거운동 초반 현금 유포 등 불법 행위가 적발되면서 총선에 대한 국민적 혐오감이 상승한 점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고 바람이 강하게 부는 등 투표일 날씨가 나빴던 점 등을 원인으로 정리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확인증을 제시하면 국·공립 시설 이용료를 할인해주는 ‘투표 인센티브제’까지 도입한 이번 선거에서 대의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최악의 결과가 나와 당황스럽다”며 “전자투표기나 의무투표제 도입 같은 획기적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처럼 투표율이 폭락하며 정당별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투표를 하는 중장년 지지자가 많은 한나라당은 투표율이 떨어진 데 별 충격을 받지 않고 있다. 반면 투표일 날씨나 선거 이슈 등에 따라 투표율이 크게 오르내리는 20~40대 지지층이 두터운 통합민주당은 난감해했다. 지역적으로 막판 돌풍을 기대했던 수도권 투표율이 저조했던 점도 민주당을 괴롭혔다. 서울은 45.7%로 16개 시·도 중 10위, 경기는 43.7%로 13위에 그쳤다.
글=남궁욱·김민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