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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두 달 전엔 200석까지 바라봤는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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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선거를 한 달가량 앞두고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됐던 17대 총선에 비해 이번 국회의원 선거는 큰 쟁점이 없었다. 시기적으로 대통령 선거와 새 정부 출범이 얼마 되지 않아 표심 변화도 미미한 편이었다. 한나라당 예상 의석을 따져볼 때 최소 160석에서 최대 200석 사이를 오르내릴 뿐이었다.

선거 두 달 전만 하더라도 한나라당이 개헌 의석(200석)을 넘길 것이란 예상이 받아들여졌다. 일본의 자민당 출범 때와 마찬가지로 기타 정당을 모두 합쳐도 거대 정당의 절반에 불과한 ‘1.5정당’ 체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때만 해도 통합민주당 확실 우세 지역은 호남과 수도권을 포함해 60곳 내외였다.

이런 위기 의식 속에서 민주당 공천작업이 시작됐고, 2월 26일 “호남 지역 현역 의원 30%를 1차 공천심사에서 탈락시키겠다”는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의 언급이 나왔다. 이는 선거 기간 이전 그나마 가장 큰 변수였다. 한나라당 쪽에서 수도권 압승에 비상이 걸렸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국회의 모든 상임위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절대 안정 의석(168석)이 무난해 보였다. 대선 때부터 유지됐던 강고한 지지층, 여전히 높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 대안 정당을 쉽게 수용하지 않는 여론 성향 때문이었다. 총선을 한 달 앞둔 이때의 한나라당 대 통합민주당 예상 의석은 175석 대 80석 정도였다.

선거 운동은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 모두 ‘읍소 모드’로 출발했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과반 안정 의석(150석+1)만 확보케 해달라고 위장했고,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개헌 저지선 확보를 호소했다. 그러나 선거 기간 동안의 표심 변화와 관련된 변수는 무소속이 유일했다. 수도권과 영남권의 친박연대와 친박무소속연대, 그리고 호남권 무소속의 활약에 따라 각 정당 예상 의석에 변화가 나타났다.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수도권에선 무소속 후보들의 기세가 꺾였고, 영남과 호남에선 무소속 후보들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나타냈다. 충청권 자유선진당 후보들은 이런 영향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다. D-12 시점의 중앙일보 자체 분석에선 한나라당 대 통합민주당 예상 의석이 167석 대 91석이었다.

선거 7일 전까지의 조사기관 자료를 종합한 결과 박빙 지역 승패 판정 여부에 관계없이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 우세 지역구는 대략 2 대 1 비율로 예측됐다. 지역구 245개를 기준으로 중앙일보 144곳 대 71곳, 서울신문 137곳 대 76곳, 한겨레 107곳 대 46곳(경합 76곳), 문화일보 116곳 대 57곳(경합 52곳) 등이었다. D-7 시점의 중앙일보 판세 분석에 의하면 한나라당 대 통합민주당 전체 예상 의석은 177석 대 85석이었다. 9일 오후 6시에 발표된 KBS 등 4개 방송사 예측조사의 최소~최대 예상 의석은 한나라당 155~184석, 통합민주당 68~93석이었다. 그러나 50%에 미치지 못한 낮은 투표율과 막판 거대 여당 견제론이 상호 작용하면서 선거기간 초반의 한나라당 절대 우세 구도가 크게 흔들렸다.

신창운 여론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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