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조선 기름유출 엿새째-피서객들 남해안 해수욕장 외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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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시 프린스號 기름유출사고 이후 남해안일대 해수욕장에 피서객이급격히 줄어들어 이 지역 관광경기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이번사고로 전남여천군남면의 인도해수욕장만 오염됐음에도 불구하고 관광객들이 남해안일대 해수욕장이 모두 오염된 것으로 오인. 동해안과 서해안등으로 피서를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천군돌산읍죽포리 방죽포해수욕장은 주중에 2천여명씩 찾던 피서객이 최근 1백50명정도로 감소,상가와 횟집.민박집등 40여가구가 파리를 날리고 있는 실정이다.
민박집인 갈구지산장 주인 강금선(康金善.36.여)씨는 『해수욕장에 전혀 이상이 없으나 남해바다 전체가 모두 기름으로 뒤덮이고 백사장이 오염된 것으로 잘못 알려졌다』며 『입장객수가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줄어 방 5개를 모두 놀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지역에서 가장 큰 여수시만흥동 만성리해수욕장도 오염피해가 전혀 없음에도 주중에 하루평균 2천~3천여명씩 몰리던 입장객이 절반가량으로 줄어 횟집.민박집들이 올해 장사를 망쳤다고하소연하고 있다.
해수욕장관리사무소관계자는 『기름유출지점과 1백50리나 떨어지고 조류가 다른 방향으로 흘러 기름오염이 전혀 없으나 확인전화가 하루에도 1백여통씩 오고 입장객이 반감됐다』고 말했다.
기름유출 사고 현장에서 40㎞ 떨어진 경남남해군상주리의 상주해수욕장과 미조면송정리 송정해수욕장의 경우 26일 오후 해수욕장 앞 3백~5백m해상에 얇은 기름막이 발견된 것이 「유출 기름이 해수욕장을 덮친 것」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민박 해약과 기업체 하계휴양소 운영 취소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상주해수욕장번영회(회장 유근수)에 따르면 26일 오후 해수욕장앞 3백여m 해상에 기름막이 나타나 공무원과 주민.군인등이 동원돼 오일펜스를 설치하는등 방제작업을 벌여 대부분의 기름막을제거하는등 유류의 해수욕장 유입 가능성이 거의 없 는데도 27일 오후5시쯤부터 입욕객들이 피서일정을 앞당겨 철수하기 시작하고 민박예약 해약사태가 빚어졌다.
해마다 30만~40만명의 피서객이 다녀가는 송정해수욕장은 지난 7월10일 개장 이후 계속된 장마로 방문객이 뜸하다가 26일과 27일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하루 피서객이 6천~7천명으로 늘었으나 28일 오후2시 현재 3천여명 으로 줄어들었다. 송정해수욕장번영회 배대훈(66)회장은 『해수욕장이 전혀오염되지 않았는데도 태풍 때 떠밀려온 쓰레기수거작업이 기름제거작업으로 잘못 알려져 27일 오후부터 피서객이 평소의 절반수준인 4백~5백명으로 줄어들어 상인들이 엄청난 피해를 보고있다』고 말했다.
한편 좌초현장 소리도로부터 1.3㎞가량 떨어진 안도해수욕장은길이 5백여m의 백사장이 기름으로 뒤덮이는 바람에 피서객의 발길이 완전히 끊기고 올해는 물론이고 앞으로 수년간 해수욕을 할수 없는 실정이다.
[釜山.光州=姜眞權.李海錫기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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