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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건강백과>신경성 질환-웃음은 名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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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일소일소,일노일노(一笑一少,一怒一老」.
즐거운 삶은 장수의 비결중 하나지만 최근 정신과 영역에선 이를 입증하는 연구가 활발하다.이른바 정신신경면역학으로 마음의 변화가 곧 질병과 건강유지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우리의 몸은 세균이나 바이러스,그리고 각종 발암인자등 외부 공격에 대항하는 체내 면역체계로 유지된다.그러나 스트레스로 인해 마음이 취약해지거나 위축되면 쉽게 면역계가 무너지고 질병에걸릴 수 있는 조건이 된다는 이론이다.
일본 규슈(九州)대학 신경정신과 구보교수의 연구는 이를 뒷받침하는 이론중 하나.그는 쥐의 뇌에 전극을 꽂아 분노의 감정을인공적으로 일으켜 자연살해(NK)세포의 활성을 조사했다.자연살해세포는 체내에 들어오는 이 물질을 공격하는 백 혈구의 일종.
결과는 이들 세포가 단기적으로 활성화됐다가 5일이 지나면서 서서히 감소되는 것으로 관찰됐다.결국 분노는 일시적으로 면역능력을 높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건강을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또 우울과 분노의 표현장애도 암이나 기관지 천식,류머티스성 관절염 발생과 관련이 깊다.
특히 암환자는 우울이나 절망감을 경험하고 자신의 감정을 억압해 분노를 잘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에게서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있다. 「분노를 극단적으로 억압하는 여자들이 나중에 유방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외국의 연구결과나 「암환자들은 스트레스 지각이 낮고,감정표현을 억압하는 경향이 많다」는 연세대의대정신과 고경봉(高京鳳)교수의 논문도 이를 대변하고 있 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등 심장병에 잘 걸리는 A타입의 성격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와 마찬가지로 美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의대 연구팀이 규정한 C타입의 성격이 요즘 관심을 끌고 있다.
C타입은 바로「노(No)라고 말하지 못하는 사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서투르고 소극적이어서 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 성격을 말한다.
우울이나 고독 역시 인체의 면역능력을 떨어뜨리는 또하나의 사회정신적 요인이다.실험결과 우울증환자는 백혈구 수가 적고 임파구를 증식시키는 물질로 알려진 마이토젠이 감소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배우자 사별후 홀아비의 질병및 사망률이 현저히 높다거나 부모의 상실과 결혼생활에 만족도가 낮은 사람에게서 발암과 사망률이 50%정도 높다는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지금까지 의학계는 스트레스와 면역기능의 관계가 중추신경계와 신경내분비계및 면역계의 상호작용에 의해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한다. 高교수는『심리적 고립이 정신적 질환의 원인이 되듯 면역시스템과 세포간의 단절이 암세포나 바이러스와 같은 공격인자를 인식하지 못함으로써 질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면역력을 높여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삶은 어떤 것일까. 최근 한국 뉴스타트 운동본부의 초청으로 내한한 美 위머연구소 이상구(李相九)소장은『표범이 지나간뒤 서로 이를 잡아주는 원숭이가 그렇지 않은 원숭이에 비해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크게 떨어졌다』며 『애정과 사랑이 건강의 비결』이라고 말한다.
가능하면 웃으면서 즐겁게 사는 것도 장수의 지름길이다.코미디관객들을 조사해 보면 관람후에 면역능력이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고,유머는 침의 면역글로블린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일본 오카야마(岡山)縣 구라시키(倉敷)시에 있는 시바다병원 의사들은 삶의 의욕과 기쁨을 적극적으로 치료에 도입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이들은 암환자들과 등산을 하는등「삶의 보람 요법」을 실천함으로써 암의 진행을 억제하는 것을 경험했 다고 술회하고 있다.
〈高鍾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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