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한푼없이 유령회사 60억 어음사기등 백44명 적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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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자본금 한푼없이 회사를 설립해 60억원대의 어음사기 행각을 벌여온 사기단 일당과 이들에게 법인설립에 필요한 자금을 은행에대납해주고 등기완료 직후 곧바로 인출하는 수법으로 고액수수료를챙겨온 사채브로커등 1백44명이 무더기로 검찰 에 적발됐다.
서울지검 동부지청 특수부(金相喜부장검사)는 27일 유령회사를차리려는 사람들에게 1천30억원대의 사채자금을 빌려주고 회사설립 즉시 돈을 빼내 수수료를 챙겨온 혐의(상법상 가장납입)로 성진컨설팅대표 한봉현(韓奉鉉.46.경기도성남시분 당구야탑동)씨등 사채브로커 13명을 구속했다.
검찰은 또 유령회사를 차린뒤 거래실적이 있는 것처럼 속여 은행으로부터 1억5천만원의 신용대출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최창순(崔昌淳.36.무직)씨등 2개파 일당 6명을 구속했다.
이와함께 (주)대림기계 대표 洪순현씨등 3명은 유령회사 명의로 은행에 당좌계좌를 개설하고 딱지어음을 남발,3천만~5천만원짜리 어음을 딱지어음 판매업자들에게 장당 1백80만원씩에 넘겨주는 수법으로 60억여원을 고의 부도내고 달아난 것으로 확인돼수배됐다.
검찰에 따르면 사채브로커 韓씨등은 지난해 1월부터 주식회사를설립하거나 증자하려는 사람들에게 돈을 대준다는 광고를 낸뒤 4백60차례에 걸쳐 회사설립에 필요한 주식대금 1천여억원을 빌려주고 하루뒤 되찾는 수법으로 4억여원을 챙겼다.
검찰조사결과 韓씨등 사채브로커들은 실제 전주(錢主)가 아니라전주 20여명으로부터 자금을 받아 중간 수수료를 가로채왔다.
이들은 회사 설립에 필요한 법정 최소자금 5천만원을 일단 은행에 대납해준뒤 은행으로부터 법인설립등에 필요한 주금 납입보관증이 발급되면 등기소에 이를 제시,설립및 증자변경등기를 완료하고 곧바로 예치금을 인출,5천만원당 20만원씩의 수수료를 떼어왔다. 한편 검찰은 韓씨등에게 회사설립을 의뢰한 (주)B항공여행사 대표 金모(25.여)씨등 1백17개 회사대표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입건,조사중이다.
동부지청 金부장검사는『韓씨등 전문중개인들에 의해 설립되거나 증자된 4백60개 회사의 업종을 분석한 결과 제조업과 건설업이가장 높게 나타났다』며『특히 건설업체들이 회사능력을 초과하는 공사를 따내기 위해 자본금을 허위로 늘리는 과정 에서 주금가장납입이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부실공사를 유발하는 원인이되고 있다』고 밝혔다.
〈康弘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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