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選구청 달라지고있다-고압.권위적 자세서 탈바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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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일선 구청에 새바람이 불고있다. 30여년만에 부활된 지자제 선거로 선출된 민선구청장들이 집무에 본격 나서면서 고압적.권위적으로 비춰져온 구청의 색깔이 바뀌고있다.
특히 이들 신임구청장은 대민 서비스 개선,적극적인 주민의견 수렴은 물론 상의하달식 조직체계를 정비하는등 청내(廳內)민주화도 함께 추진,안팎의「벽」을 허물고 있다.
그러나「다음 한표」만을 의식한 전시.무소신 행정이 고개를 들소지도 커져 이의 대책도 시급하다.
◇민의수렴 확대=신임 구청장들은 구청장실 개방과 함께 단체장등 관내 인사와의 면담을 축소하고 관내를 돌며 주민들의 요구와애로사항을 듣는 시간을 대폭 늘렸다.
서울 중구청의 경우 생업등으로 구청을 쉽게 못찾는 주민들을 위해「PC통신 민원접수제」를 개시했다.
영등포구청은 매주 금요일 구청장과 관련부서 과장이 배석,구민들의 의견을 청취하는「구민 대화의 날」프로그램을 마련,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강서구청 역시 주 1회 청장실을 개방하는「주민사랑방」을 운용하는등 거의 모든 구청들이 주민들과의 면담을 정례화하고 있다.
◇대민 서비스 개선=서울 광진구청은 휴일에도 동사무소 민원처리가 가능토록「일요일 민원처리제」를 실시키로 했다.
중구청은 그동안 공무에만 사용해오던 구청소유 중형버스를 출퇴근 시간에 관내 주민들을 인근 지하철역까지 수송하는 무료 마을버스를 활용키로 했다.특히 중구청은 구청급 이상에서만 벌여오던각종 강좌등 문화사업도 동사무소 단위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또 그동안 큰 마찰을 빚어온 주.정차 단속 시비를 줄이기 위해 각구청은「주차 단속 5분 예고제」를 시행할 방침이다.이와 함께 그동안 불친절의 대명사로 상징돼온 구청 민원서비스도 개선,민원처리를 둘러싼 구민과 공무원간 마찰도 크게 줄였다.
자동차 명의이전을 위해 구청을 찾은 순준기(筍俊基.26)씨는『그동안 딱딱하고 규정만을 내세우던 구청공무원들이 민선구청장 부임 이후 융통성을 발휘하거나 친절해졌다』고 즐거워했다.
김기태(金基泰)중구청총무과장은『매월 1회 구청을 내방하는 구민에게 민원 서비스 질을 묻는 친절봉사 주민평가제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청내 민주화=신임구청장의 부임과 함께 도식적인 인사 관행,근무여건 권위적인 상하 명령체계등도 크게 개선되고 있다.
서울 강서구청은 매주 수요일 구청장이 직접 청사경비직등 전직원을 상대로 신상문제.근무여건등을 묻고 의견및 제안을 수렴하는시간을 마련했다.
특히 강서구청은 권위주의 타파와 투명 행정 실현을 위해 청장실 외벽을 유리로 교체했다.
과거 서열 1순위인 총무과장에 前생활체육과장을 임명하는등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한 구로구청도 직원들의 잡무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업무개선작업을 본격 추진중이다.
종로구청 역시 휴식시간에 직원들의 피로 해소를 위해 음악방송을 시작했다.
이밖에 대부분 구청들이 상의하달식 회의를 토론식으로 바꾸는가하면 직원 복지및 사기 증진 문제에 관심을 쏟고 있다.
〈李炯敎.表載容.徐璋洙.姜甲生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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