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라돈치치가 새 사람 된 사연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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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의 공격수 라돈치치(25·인천 유나이티드·사진)가 ‘새 사람’이 됐다. 지난해까지 불성실한 태도로 ‘애물단지’로 불렸던 그다.

라돈치치는 지난달 제주와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2일 경남과의 컵 대회까지 4경기에서 벌써 3골을 뽑아냈다. 라돈치치가 다시 날자 인천은 정규리그 3연승으로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몬테네그로 출신의 라돈치치는 2005년 정규리그에서 13골을 터뜨리며 인천의 준우승을 이끌었던 주역. 그러나 이후 자만에 빠져 2006년과 지난해에 각각 2골에 머물렀다. 제 뜻대로 안 되면 짜증을 부렸고 훈련 때는 어슬렁거렸다.

운동선수에겐 독약이나 다름없는 술도 가까이 했다. 결국 지난해 7월 일본 구단(방포레 고후)에 임대 선수로 내보냈지만 성적은 신통찮았다.

라돈치치가 일본에서 복귀하자 인천 선수들은 장 감독에게 그의 방출을 요구했다. 그러나 라돈치치의 재능을 잘 아는 장 감독은 거꾸로 선수들을 설득했다. 대신 라돈치치의 연봉을 대폭 삭감하고 각서까지 받았다.

올 시즌 라돈치치의 연봉은 지난해의 절반인 20만 달러(약 2억원). 장 감독은 그가 다시 한 번 분란을 일으키면 사장과 부단장 등의 합의하에 언제든지 방출할 수 있다는 조항까지 삽입했다. 당근도 제시했다. 10골을 넣으면 10만 달러의 보너스를 약속했고 출전 수당도 1000달러에서 3000달러로 높였다.

최후 통첩을 받아들인 라돈치치는 표정부터 달라졌다. 화가 난 듯하던 모습이 웃는 낯으로 바뀌었다. 골도 중요하지만 다른 선수들을 배려하는 태도도 라돈치치의 달라진 모습. 장 감독은 “라돈치치가 골을 넣어야 우리 팀이 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원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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