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豊붕괴 死地서 돌아온 3人 공통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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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슈퍼 신세대는 정말 위대했고 형제처럼 닮았다-.」 연속적으로 기적의 생환드라마를 연출하면서 생명의 고귀함을 확인시켜준 최명석(崔明錫)군과 유지환(柳智丸).박승현(朴勝賢.19)양은 성격.위기대처능력등 여러면에서 거의 흡사해 흥미롭다.
우선 20대를 전후한 신세대인데다 성격도 낙천적이고 활달했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느긋하고 쾌활한 성격의 소유자이기 때문에죽음과의 사투(死鬪)에서 승리할수 있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朴양이 구조 직전 구조대원들에게 거의 탈진한 상태인데도 불구하고『옷을 벗고 있어 부끄럽다』며 『몸을 가릴 담요를 달라』고말한 것이나 11일 柳양이 구조 직전 구조대원들에게『아저씨 좀더 있을까요』라고 말 한 것,崔군이『콜라가 마시 고 싶다』고 말 한 것등은 이들이 낙천적인 신세대임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이들은 구조대에게 각각 콜라.냉커피.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고 해 찬음식에 대한 신세대의 공통선호현상도 드러냈다.
이들이 이처럼 긴장감이나 공포감을 거의 드러내지 않고 여유있는 행동을 보인 것은 장기간 생존하는데 큰몫을 했다는 지적이다. 또 큰 상처가 없어 출혈에 따른 생존위협이 적었고 매몰현장에서 공통적으로 나름대로의 생존전략을 짠 것도 생존에 큰 힘이됐다. 朴양은 매몰현장에서 옷이 거추장스럽자 과감히(?)벗어 버렸으며 崔군과 柳양 역시 주변에 있던 장난감과 칼갈이를 만지작거리며 죽음의 공포와 무료함을 달랬다.崔군은 괸 물을 양말에적셔 먹는 지혜를 발휘했다.
이와 함께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2백시간 이상 꿋꿋하게 버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비좁은「생존공간」안에 있었다는 것도 똑같았다. 崔군은 콘크리트 상판이 무너지면서 생긴 밑이 넓은 A자 모양의 기적의 틈새(최고높이 1m,길이 1.5m)에서 버텼고 柳양은 높이 30㎝,길이 1백70㎝의 더 빡빡한 공간에서 버텨냈다.
또 15일 구출된 朴양도 높이 40㎝,길이 1백㎝의 역삼각형틈새에서 행운을 끌어냈다.의학계 관계자들은 이와 비슷한 생존공간과 주변환경이 있고 이들같은 당찬 정신력의 소유자라면 아직도살아있을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金俊賢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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