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직 ‘취업 비자’ 대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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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국에서 전문직 취업비자(H-1B) 대란이 일고 있다. 미국의 전문 인력 부족을 타개하기 위해 비자 발급 규모를 늘리라는 요구와 미국인 일자리 보호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2일(현지시간) 접수가 시작된 올 취업비자의 경우 신청자들이 초반부터 몰리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올해 학사용 취업비자는 6만5000개, 석사용은 2만 개가 배정됐다. 교포 언론들은 지난해 탈락한 신청자들까지 합치면 20만 명 이상이 접수해 경쟁률이 3대 1 이상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는 첫날 비자 쿼터 6만5000명의 두 배가 넘는 15만 명 이상이 신청해 이날로 접수가 중단됐다. 그러나 미 당국은 올해엔 7일까지 접수한 뒤 이달 중순께 컴퓨터 추첨으로 발급 대상자를 선별키로 했다.

마이크로 소프트(MS) 등 정보기술(IT) 업체들은 숙련된 해외 인력이 없으면 외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버틸 수 없다며 비자 확대를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MS는 미국과 가까우면서도 쉽게 해외 인력을 고용할 수 있는 캐나다 밴쿠버로 연구소를 이전한 상태다.

그러나 민주당 리처드 더빈 상원의원 등은 비자 확대를 반대하고 있다. 외국 기술자들이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고, 외국인 전문직들이 미국 업체에서 수준 높은 직업훈련을 받은 뒤 귀국해 현지업체의 경쟁력만 강화해 준다는 것이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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