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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여행>管轄-자물쇠.바퀴쐐기와 같은 중요한 기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0면

管은 본디 대나무로 만든 여섯 구멍의 피리를 뜻했다.관현악기(管絃樂器)라는 말이 있다.그런데 피리는 가운데가 텅 비어 있으므로 후에는 대롱이나 속이 뚫린 「파이프」를 모두 管이라고 했다.철관(鐵管).시험관(試驗官).혈관(血管)이 있다.
그러나 管은 「자물쇠」라는 뜻도 있다.
옛날에는 대롱처럼 생긴 자물쇠가 많았다.그 모습이 마치 피리와 같았으므로 管이라고 불렀다.
자물쇠는 물건을 잘 보관하고 단속하는 기능을 한다.
이처럼 管을 「파이프」가 아닌 「자물쇠」로 볼때 비로소 관리(管理)나 관장(管掌).이관(移管).보관(保管)등의 단어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轄은 車와 害의 합성자다.
얼핏 보아도 수레와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害는 「손상」「상처를 내다」라는 뜻이 있다.자해(自害)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곧 轄은 「수레(車)에 상처(害)를 낸 것」이 된다.
수레를 보면 두 바퀴가 하나의 굴대에 박혀 있다.
그대로 두면 바퀴가 빠져나가므로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굴대의양쪽 끝부분에 상하로 구멍을 뚫어 쇠로 만든 쐐기를 박아두는데그것이 轄이다.멀쩡한 굴대에 구멍을 뚫었으므로 상처를 낸 것이나 다름없다.
이제 管轄이 의미하는 바가 분명해진다.管理하여 통할(統轄)한다는 뜻이 있음을 알겠다.
마치 자물쇠가 없으면 창고속의 물건이 흩어지게 되고 轄이 없으면 바퀴가 빠져나가듯이 管과 轄은 매우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셈이다.이처럼 자기가 管轄하는 업무는 철저를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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