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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현지촬영도 세계화-KBS2 미니시리즈 "프로젝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분단위로 꼼꼼하게 짜여진 제작계획,조명.카메라등 제작장비의 일사분란한 운반과 배치,그리고 출연진.제작진을 위한 별도 지원팀과 요리사가 있는 별도의 식당차.
드라마 해외현지촬영 여건이 이쯤된다면 해외촬영이 「고행중의 고행」이란 말도 이젠 바뀌어야 할지 모른다.
지난달 11일 서울을 출발해 한달째 유럽에서 촬영을 계속하고있는 KBS-2TV 미니시리즈 『프로젝트』(홍장희.공혜조 극본,윤용훈 연출)제작진은 모스크바.프랑크푸르트.프라하 현지촬영에이어 부다페스트에 또다시 짐을 풀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페리헤기공항.여행가방을 들고 공항로비를 오가던 서양인들의 호기심어린 시선이 택시에서 내리는 한 동양여성에게 집중됐다.상심한 표정으로 택시에서 내리는 동작을 다섯번은넘게 반복한 그녀는 탤런트 전도연이었다.
세계로 진출한 우리 기업에서 일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그리는이 드라마에서 여주인공 유현정(전도연扮)은 대기업에 입사해 헝가리 지역전문가로 파견된 애인 안상훈(황인성扮)을 찾아왔다가 만나지 못하고 돌아가던 길이었다.지역연구여행에서 돌아와 뒤늦게이 사실을 알고 공항으로 뒤쫓아온 상훈이 현정과 만나는 장면도이 공항 로비에서 몇번의 리허설을 거쳐 무사히 촬영을 마쳤다.
이날 촬영이 이루어진 공항 2층로비의 절반은 공항측과의 사전합의로 전세를 낸 것.특히 가방을 든 채 공항로비를 자연스레 오가는 역할을 맡은 20명의 헝가리인 엑스트라는 지역신문에 공고를 내 모집했는데 2백여명의 지원자가 몰리는 바람에 제작진이출연자를 가려내느라 애를 먹었다는 후문이다.
간단한 오디션을 거쳐 뽑힌 헝가리인들은 촬영때 국내에서는 보기힘든 핫팬츠차림등 과감한 차림으로 나타나 제작진을 다시 한번곤혹스럽게 했다.
그러나 『프로젝트』 현지촬영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은 기존의 해외촬영과는 달리 일정에 별다른 차질없이 제작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지난해 5월 이 드라마를 기획해 지난달 촬영에 들어가기까지 해외에 많은 지사를 두고 있는 삼성그룹의 적극적인 지원을받아 두차례에 걸쳐 12개국 사전답사를 거친 제작진의 치밀한 계획의 결과였다.
또 유럽현지촬영에 있어 장소섭외.장비임대.현지인 고용.소품문제등을 대행해온 독일프로덕션 일루나 그룬트만社의 일사분란한 협조가 단단히 뒷받침됐다.
윤용훈PD는 『세계를 무대로 일하는 젊은이들을 소재로 한 드라마 덕분에 밤마다 영어로 제작회의를 진행하는(사실은 우리말,독.영.체코.헝가리어가 모두 쓰였다고 함)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그러나 그룬트만社를 비롯,많은 외국인 스태프 들과 함께 일하면서 기존의 주먹구구식을 벗어난 체계적인 제작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프로젝트』는 앞으로 국내촬영과 9월께 미국.브라질 현지촬영을 거쳐 내년 1월초 방송된다.
부다페스트=李殷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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