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삶 이틀째 柳智丸양-승진.취업제의 잇따라 어리둥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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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누구나 생존이 불가능하리라던 곳에서 꿋꿋이 버텨낸 선배 언니의 모습에 너무나 감명받았어요.언니의 불굴의 정신을 동료학생들에게 널리 알리겠어요.』 12일 오후 삼풍백화점 붕괴 2백85시간30여분만에 극적으로 구조된「기적의 소녀」유지환(柳智丸.
18)양이 입원중인 중환자실.
생환 이틀째 재득명(再得命)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는 柳양은 모교 위례상고 부학생회장 김선정(金善貞.3년)양이 건네준 장미꽃 18송이를 받아들고 기뻐 어쩔줄 몰랐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柳양은 이날 오전8시30분 미음과주스로 아침식사를 마쳤고 점심에도 미음과 수프.계란프라이등을 모두 비우는등 왕성한 식욕을 보였다.
이날 柳양이 재직중인 회사등에서 승진과 취업 제의,격려금.화환등 각종 선물이 각계에서 답지해 柳양을 어리둥절케 했다.
오전6시쯤 잠에서 깨어난 柳양은 오빠 세열(世烈.20)씨에게『딱딱한 콘크리트 바닥이 아닌 푹신한 침대에 누워있으니「정말로살아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벅차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신문에 자신의 이야기가 대서특필된 것을 보고 당혹감을느꼈다는 柳양은『구출되는 순간에는 영화「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에서 주인공들이 대화도중 별다른 이유없이 갑자기 일어나 손을 번쩍들면서 환호성을 지르는 장면이 생각나 웃음이 나 왔다』며 어깨를 으쓱였다.
잠을 푹 자고 싶다는 柳양은『이제 백화점에서 근무하기는 싫다』고 말했다.
柳양은『생존자가 더 있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끝까지 구조작업을 벌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柳양이 재직중인 (주)삼광유리 김종훈(金鍾勳.57)사장은 격려금 5천만원을 전달하고 고졸 6급인 柳양에게 대졸수준인4급으로 특별승진,평생사원으로 임명한다는 특별사령증을 전달했다. 또 柳양의 모교인 위례상고 유준웅(柳俊雄.57)재단이사장은柳양이 원할 경우 1년동안 호주어학연수와 자신이 이사인 호주 퍼시픽대의 정규과정(2년)입학,그리고 비용일체 부담을 제의했다. 구출당시「냉커피」가 먹고싶다는 柳양의 말에 식품업계등에서 여러 박스의 캔커피등 커피제품이 답지했다.
〈郭輔炫.姜甲生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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