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柳智丸양도 살아나왔다-三豊붕괴 참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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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기적,기적 그리고 또 기적….최명석(崔明錫)군의 기적의 생환이틀만인 11일,폐허더미 속에서 또다시 기적이 일어났다.
이제는 정말 더 이상 생존자가 없을거라던,그 수천t 콘크리트더미 속에서 삼풍백화점 도자기매장 여직원 유지환(柳智丸.18.
서울강북구수유4동)양이 매몰 13일째,2백85시간30분만에 기어이 살아 돌아왔다.
간간이 빗줄기가 뿌려지는 가운데 柳양의 구조작업은 TV로 생중계됐고 끝내 죽음을 이겨낸 장한 딸의 모습을 지켜보며 국민 모두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발견.구조=11일 오후1시30분쯤 A동 중앙홀 동쪽끝에서 10m떨어진 에스컬레이터 부근 붕괴현장에서 포클레인 작업도중 영등포소방서 구조대원 정상원(鄭相原.30)씨가 여자 맨발이 삐죽이 나와있고 발가락이 움직이는 것을 발견했다.
구조대원들은 콘크리트 더미속에 뚫린 구멍으로 소리를 질러 柳양의 생존사실을 확인했고 빗줄기를 맞으며 철근과 콘크리트를 제거하는 수(手)작업을 실시,2시간만인 오후3시30분쯤 柳양을 구조했다.
柳양의 구조로 매몰현장에 갇혀있다 구조된 인원은 24명의 미화원과 崔군을 포함,모두 37명으로 늘어났다.
◇구조현장=柳양이 매몰돼 있던 곳은 이틀전 崔군이 구조된 장소에서 남동쪽으로 3m가량 떨어진 곳이다.
柳양은 다리를 위,머리를 아래쪽으로 한채 하늘을 보고 반듯이누운 상태였고 매몰 공간은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할만큼 좁았다. 柳양은 구조대원들에게『오늘이 며칠이냐』고 물었고『담요에 빗물을 적셔 마셨다.지금 몹시 목이 마르다』고 했으나 구조작업이 진행되면서 농담할 정도로 여유를 찾아갔다.
◇건강상태=柳양은 곧바로 인근 강남성모병원으로 옮겨졌으며 13일간 갇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건강한 편이었다.
병원 관계자는『구조 당시에는 혈압이 매우 낮았지만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고 맥박과 심장도 정상』이라며『그러나 탈수증세가 매우 심하고 물을 못마셔 신장에 있는 효소가 정상인의 3배나 돼1~2주일정도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洪 炳基.表載容.康弘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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